벨로스터 등 6620대 엔진 결함 의심으로 리콜···실적 부진에 ‘엎친 데 덮친 격’
“당장 뾰족한 반등 해법은 없어”···“여유 없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부터 차량 리콜까지 크고 작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역성장하고 있어, 뾰족한 반등 해법이 없다면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중신경위와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2012년 4월5일~2014년 8월28일 사이에 생산돼 중국으로 반입된 현대차의 벨로스터 차종 등 6620대를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ECU) 결함 의심으로 리콜했다고 발표했다. 베이징 1공장 가동중단 등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콜 조치까지 발생한 것이다.

베이징 1공장은 중국 진출의 상징이다. 현대차는 2002년 1공장을 첫 가동했다. 이후 17년 만에 완전 폐쇄 위기를 겪고 있다. 앞서 올 1월에는 베이징 1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지난달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판매 부진에 따른 가동률 저하가 이유다.

현대차뿐 아니라 중국 자동차 시장 자체의 침체도 문제다. 시장 상황이 좋다면 신차 출시 등을 통한 반등을 기대할 여지가 있지만, 침체하는 시장에선 실적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272만 대로 2017년보다 6% 감소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역성장은 20여년 만의 일이다.

전문가들 역시 당장 특별한 반등 해법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해법이 없다. 현대차는 여유를 갖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당장의 실적이 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면서 “언제 또 정치적인 이슈가 터질지 모른다. GV80 등 신차 출시를 하더라도 일시적인 반응만 얻을 것이다. 정치 이슈에 피해를 덜 받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13년 연간 100만대에 이르는 판매 실적을 올리는 등 성장해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 사드 보복의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재는 공장 가동률이 50%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오히려 미국, 인도 등 다른 시장에 집중하거나, 정말 현대차가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장기적 전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일반 전기차는 중국 시장 내에서 중국 업체와 일부 수입차 업체가 확실한 우위이기 때문에, 차라리 수소전기차와 같은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얻어진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말한다. 일반 전기차와 달리 외부의 전기 공급이 없어도 주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도 수소전기차 넥쏘 등을 통한 중국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계획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이징모터쇼, CES아시아 2018 등에서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하우스 등을 전시하기도 했다. 내년엔 N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수소전기차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1월 열리는 CES 2020에서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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