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게임 열풍 일으켜…다양한 사회공헌도

지스타 2017 넥슨 부스 모습. / 사진=넥슨
지스타 2017 넥슨 부스 모습. / 사진=넥슨

최근 넥슨 매각을 둘러싸고 국내 게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실 게임사가 매각된다는 것 자체는 큰 이슈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 게임사가 국내 1위 업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넥슨은 지난해 전년대비 9% 증가한 9806억(약 984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8% 증가한 2조 5296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1조 735억원(1077억엔)으로 전년보다 90% 늘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렇듯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넥슨을, 창업주인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는 왜 매각하려고 할까. 업계에서는 몸값이 가장 비싼 지금이 넥슨을 팔기에 시의적절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장 비쌀때 팔아야 큰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국내 게임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기업중 하나다. 과거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다수의 인기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과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이 ‘리니지’ 등 RPG 위주로 움직이던 시절 다양한 캐주얼게임을 전파, 평소 게임에 크게 관심이 없던 대중들을 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대표적인 과금 체계로 자리잡은 ‘부분 유료화’ 역시 넥슨이 가장 먼저 시도한 과금 모델이다. 

넥슨은 또 국내 다양한 게임행사를 개최 및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다. NDC는 2007년 넥슨의 비공개 사내행사로 시작돼, 2011년 공개 컨퍼런스로 전환된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지식 공유 컨퍼런스다. 매년 100개 이상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으며, 게임 관련 개발, 기획, 서비스 등 폭넓은 분야의 시행착오와 노하우 정보를 공유하는 등 게임업계 동반 성장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서도 넥슨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최대 규모의 부스를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넥스타(넥슨+지스타)’라는 소리도 듣고 있긴 하지만 넥슨이 없는 지스타는 상상하기 어렵다. 넥슨이 자사 IP를 활용한 유저들의 2차 창작물을 선보이는 오프라인 전시회 네코제 역시 어느덧 7회째를 맞이했다. 이외에도 넥슨은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매각 이후다. 특히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지금의 다양한 활동들이 대거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넥슨은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을 서슴지 않는 몇 안되는 게임사 중 하나다. 돈이 되는 장르만 개발하는 것이 아닌 실험적인 게임들을 대거 선보여왔다. 대표적으로 ‘듀랑고’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매각 이후에는 소위 말해 돈이 되는 게임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단기간 수익을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유저들에게 ‘돈슨’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돈만 밝히고 있다는 의미다. 기자 역시 어느정도 인정하는 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국내 게임업계 진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역시 사실이다. 넥슨은 이달말 매각과 관련해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넥슨의 매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매각 이후에도 넥슨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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