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수요 증가에 해외 투자 펀드 인기
신한BNPP운용, H2O글로벌본드 펀드 설정액 3000억원 넘어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도 1000억원 모아

국내 공모펀드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한 펀드들이 나와 주목된다. 이 펀드 대부분은 해외 채권이나 해외 대체자산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출시 이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자 해외 투자 수요가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H2O글로벌본드증권투자신탁’ 설정액은 지난 15일 기준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5일 펀드 출시 이후 7개월이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특히 이 펀드는 최근 1개월 동안 2000억원의 투자 자금이 몰렸다.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모습은 두드러진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공모펀드의 순자산은 250조2000억원 수준으로 2년 전 대비 4.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사모펀드의 경우 353조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대비 34.9% 급증했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경우엔 올들어서 1조4000억원 넘게 빠져나간 상태다. 

해외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인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신한BNPP의 H2O글로벌본드 펀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H2O자산운용이 운용하는 ‘H2O Multi Aggregate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선진국 국채와 회사채, 이머징 국채와 유동화증권 등에 투자한다. 지난 14일 기준 환오픈형은 최근 3개월 8.98%, 6개월 12.59%, 연초이후 11.17%, 출시 이후 12.9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펀드인 ‘키움글로벌얼터너티브증권투자신탁’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펀드는 지난해 10월 5일 설정된 이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를 겪는 점과 상반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상대적 부진에도 펀드가 보인 성과가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었다”고 자체 분석했다.

이 펀드 역시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다만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 자산이 아닌 이들과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자산(Alternative)에 투자한다. 앞선 신한BNPP자산운용의 펀드와 비슷하게 이 펀드도 글로벌 헤지펀드에 재간접으로 투자한다. 이 펀드는 설정 이후 8.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피와 미국 S&P500 지수는 각각 -7.71%, -1.20% 수익률을 보였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그나마 해외 투자 펀드가 흥행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전략도 계속해서 해외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투족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해외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도 많이 존재한다. 이들 입장에선 해외 투자 펀드가 유용하다”며 “운용사들도 해외 유수 펀드의 재간접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 밝혔다. 

국내 공모펀드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한 펀드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사진=셔터스톡.
국내 공모펀드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한 펀드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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