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생투쟁대장정’ 지속···민주, ‘진짜민생대장정’ 출정식 ‘맞불’
정부·여당, ‘국회 복귀’ 거듭 촉구···황교안 “상대방 존중 자세 아니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네번째)가 15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 앞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상생꽃달기' 및 '진짜 민생 대장정 : 2019 민생바람 출정식'에서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 의원, 박주민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 이 대표, 박홍근 의원, 우원식 의원, 김현권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 네번째)가 15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 앞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상생꽃달기' 및 '진짜 민생 대장정 : 2019 민생바람 출정식'에서 의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설훈 의원, 박주민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 이 대표, 박홍근 의원, 우원식 의원, 김현권 의원.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민생’을 강조하며 ‘장외’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민생과 직결된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산적해 있고, 지난해 12월 이후 이에 대한 심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15일에도 9일째 ‘민생투쟁 대장정’을 진행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대전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해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가스도 없어 남아있는 에너지는 원자력 발전밖에 없다”며 “만에 하나 주변 강대국들이 우리의 원유수입선을 차단해버리면 우리는 원전을 돌리지 않고는 에너지를 얻을 다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대안 에너지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의 확실한 에너지원을 파괴하는 것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에 제안한 ‘선(先) 여야5당 회동‧후(後) 단독회동 및 여야정협의체’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여쭤본 것도 있고 답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있다”며 “민생이 정말 힘들다. 경제가 무너지는 데 되살아날 길이 안 보인다. 안보 문제까지 포함해 대통령과 진지하게 협의를 해나가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입장도 드러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날 ‘진짜 민생대장정’을 시작하며 한국당의 장외투쟁에 맞불도 놨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2주간 예정된 ‘진짜 민생대장정’ 출정식을 열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오늘부터 민생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투쟁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한국당의 ‘가짜’ 민생행보에 맞서 ‘진짜’ 민생 바람으로, 광부에게 생명줄 역할을 하는 카나리아처럼 ‘민생의 카나리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당의 ‘가짜’ 민생 대장정과 확고한 전선을 만들어 하루 빨리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내겠다”며 “5월 말 이후에도 한국당의 ‘민생 보이콧’이 계속되면 행동 수위를 2단계로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국회 밖에 나서게 된 데에는 여론전 성격이 짙다.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법‧정책적 성과를 낼 수 없는 만큼 현장방문 보폭을 넓힘으로써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하자 국회 정상화는 더욱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론전이 시작되면 한국당도 국회에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신경전이 고조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위험도 있다. 그런 위험들을 당 지도부들이 잘 조정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 한 관계자도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은 ‘맞불’을 놓을 것이 아니라 야당의 주장을 일부라도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여야 원내대표들이 새롭게 꾸려진 만큼 ‘새 판’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대전 유성에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KSTAR(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를 살펴보며 연구소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대전 유성에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를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KSTAR(차세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를 살펴보며 연구소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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