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들, 하반기부터 본격 출시···중국 판호 발급 지연도 ‘변수’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신작 지연 및 기존 흥행작들의 매출 감소, 중국 시장 진출 제한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게임 빅3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신작 출시 지연, 기존 흥행작들 매출 감소 등이 요인

넥슨은 1분기 매출 930억7700만 엔(한화 약 9498억원), 영업이익 526억100만 엔(약 53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에 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은 1분기 매출 4776억원, 영업이익 3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54.3%나 줄어들었다. 엔씨 역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엔씨는 1분기 매출 3588억원, 영업이익 7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교해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1%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이끌고 있는 게임 빅3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하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신작 지연 및 기존 흥행작들의 매출 감소 때문이다. 우선 엔씨의 경우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2641억원) 대비 24.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2228억원)와 비교해서도 10.8% 감소한 수치다. 현재 업계에서는 모바일게임 매출의 대부분을 ‘리니지M’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니지M 매출 둔화로 인해 엔씨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리니지2M’ 등 신작 출시 지연 역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 역시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기존 흥행작들의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신작 출시마저 지연돼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1분기는 신작 부재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반면 신작을 내놓고도 흥행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넥슨은 올해 초 다양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상반기 기대작으로 내세운 ‘트라하’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초반 반짝 흥행에 그치고 만 상황이다. 넥슨이 믿었던 트라하마저 15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5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 10위권을 벗어난 상태다. 이는 엔씨의 리니지M이 1위를, 넷마블의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넥슨의 경우 매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신작 흥행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왔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해 게임성 등에서 밀려 순위권에서 벗어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짜 승부처는 ‘하반기’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빅3의 진검승부는 올 하반기에 펼쳐질 전망이다. 우선 넥슨은 ‘바람의나라:연’ ‘마비노기 모바일’ 등 인기 클래식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하반기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0년 넘게 인기를 끌어온 IP인 만큼 모바일게임시장에서도 ‘중박’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넷마블은 최근 출시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오는 6월 ‘BTS월드(BTS WORLD)’와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BTS WORLD는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으로 BTS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게임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BTS WORLD는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로 개발되고 있으며,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특히 BTS WORLD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부른 신곡(게임 OST)이 최초 공개될 계획이다. 

엔씨는 올 하반기에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니지2M은 엔씨의 PC 온라인게임 ‘리니지2’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리니지M의 뒤를 이을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2 레볼루션 역시 리니지2 IP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리니지2M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현재까지 진행 과정이 순조롭다”며 “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하반기 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에는 리니지2 인지도가 높은 일본에서도 리니지2M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신작 출시가 시작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게임 빅3의 실적이 어느 정도 반등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예전과 같은 높은 성장을 기록하기 위해선 현재 판호 발급 지연으로 막혀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넥슨과 비교해 넷마블과 엔씨의 영업이익 하락이 큰 것도 신규 모바일게임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혀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넥슨은 지금도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중국에서 로열티 매출만 매년 1조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게임 빅3 모두 PC 온라인게임보다는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지속적인 신규 게임 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작 지연으로 상반기에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신작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하반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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