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쿠팡에 이유 있는 투자···'100조 펀드' 움직임도 예의주시
네이버, 2600만명 가입자 보유한 네이버페이 앞세워 커머스 영역에 참전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는 온라인쇼핑 시장에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참전이다. 네이버는 올해 커머스 영역을 대폭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쿠팡의 위세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 쇼핑이 어느 정도 위협을 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에서 온라인 부문은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2016년 31.8%, 2017년 35%, 지난해에는 38%까지 점유율을 확대했다.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업체는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로 약 18%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쿠팡(1조970억원), 11번가(678억원), 티몬(1255억원), 위메프(390억원)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일 때 유일하게 흑자(영업이익 486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 사진=쿠팡
/ 사진=쿠팡

온라인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게 잘나가는 업체이지만 시장의 관심은 쿠팡에 더 쏠려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3년간 쿠팡의 영업손실이 2조3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다른 업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쿠팡 뒤에는 투자업계 ‘큰 손’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버티고 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2015년 6월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지난해 11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를 각각 투자받았다.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조성한 비전펀드는 그 조성액이 100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쿠팡의 적자를 걱정하는 시선에 대해 쿠팡 측의 “계획된 적자”라는 해명이 일리가 있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쿠팡이 2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 전까지만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영업 전략에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나타냈지만 현재 그런 시선은 모두 사라졌다. 손 회장의 손절 계획이 있지 않는 이상 쿠팡의 비상(飛翔)을 쭉 지켜볼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쿠팡의 잠재력은 이제 공포의 대상이 됐다.

‘쿠팡 대 반(反)쿠팡’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에 최근 ‘네이버 쇼핑’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쿠팡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초저가와 배송을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면, 네어버 쇼핑은 ‘편리함’이 주 무기다. 네이버 쇼핑은 입점한 스마트스토어에 일일이 회원 가입하지 않고도 네이버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스마트스토어는 26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이 기간 연매출 1억원을 넘는 스마트스토어 수는 30%, 연매출 5억원 이상은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1조5109억원) 중 비즈니스 플랫폼 사업은 6693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쿠팡의 적수가 될 만한 곳은 네이버쇼핑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로고. / 사진=네이버
네이버페이 로고. /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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