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4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전년比 11.4%↑
2020년 금융당국 예대율 규제 대비 위해 정기예금 늘리는 중
연3.0% 정기예금 상품 출시해 고객 모집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예대율(예수금 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 규제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것에 대비해 은행들이 수신액을 늘려 규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는 등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485조2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이 4대 시중은행 평균 7.3% 증가한 것에 비해 4.1%포인트 더 높았다.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정기예금은 13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119조2000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은 113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 늘어났고, 우리은행은 115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이 가계대출보다 정기예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대출 규제를 위해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그간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15% 상향 조정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키로 했다. 결국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 비율을 넘기지 않으려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량 중소기업이 제한적이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리스크 관리도 쉽지 않아 은행마다 예수금을 늘려 예대율 기준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은 1년 전보다 9.3% 증가했고 이어 하나은행 8.4%, 국민은행 6.9%, 우리은행 6.4% 등 순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이 10% 이하로 높지 않게 나타나자 은행들은 정기예금을 늘리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정기예금 확보 경쟁에 나섰다.
4대 시중은행에는 최대 연 3%의 정기예금 상품이 출시돼 있다. 신한은행의 ‘2019 신한 MY CAR 프로야구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는 연 3.0%다. 하나은행의 ‘하나머니세상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는 연 2.45%, 우리은행의 ‘위비SUPER주거래예금2’는 연 2.4%다. 국민은행의 ‘KB Smart★폰 예금’은 연 2.35%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는 등 특판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며 “이는 일정 기간 돈을 묶어두는 정기예금을 통해 자금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