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투자조합이 인수한 후 사명 변경·사업 확대···올해 바리티닙 라이선스 계약, 안주훈 대표는 광동제약 출신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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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남제약을 인수한 바이오제네틱스에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콘돔 등 의료용품을 주로 제조하던 유니더스가 지난 2017년 투자조합에 인수된 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제약업에 본격 뛰어든 업체다. 안주훈 바이오제네틱스 대표는 광동제약 출신이다.     

14일 관련업계와 바이오제네틱스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전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174억9998만원 규모의 운영자금과 30억원 규모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제3자 배정증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6월 11일이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이다. 바이오제네틱스도 경남제약 주식 246만9812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바이오제네틱스 관계자는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이 오는 21일 1차로 65억원을 납입하고 이어 23일 나머지 205억원을 납입하는 등 총 270억원을 입금시키면 경남제약 인수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경남제약도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병진씨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권장덕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사실상 바이오제네틱스의 경남제약 인수가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제약업계는 바이오제네틱스의 인수 작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 1973년 설립된 제조업체다. 당시 사명은 서흥산업이었다. 이 업체는 설립 후 고무 의류 및 기타 위생용 비경화 고무제품을 제조하는 데 주력했다.

서흥산업은 1980년대 들어 급성장했다. 충청북도 청주에 있는 제1공장에 이어 지난 1987년  충북 증평에 제2공장을 설립해 시설 확장과 최신 자동설비 설치로 고품질 제품을 잇달아 제조했다. 특히 지난 1988년 10월 국내 최초로 이 업체가 공업진흥청으로부터 콘돔 및 수술용 장갑에 대한 KS규격을 획득한 것은 현재까지 콘돔과 수술용 장갑 부문에서 국내 1위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흥산업은 지난 2000년 4월 21일 유니더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대표적 콘돔 제조업체로 명성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유니더스는 지난 2017년 11월 위드윈홀딩스와 씨티엘이 각각 50%씩 투자해 결성한 바이오제네틱스투자조합에 인수됐다. 바이오제네틱스 관계자는 “창업자 타계 후 상속세에 부담을 갖게 된 후손들이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한진그룹 등 기업들의 상속세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유니더스도 상속을 포기하고 매각한 사례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결국 유니더스는 매각 후인 지난해 1월 8일 바이오제네틱스라는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사명 변경 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제약업계에 알려진 내용은 ‘바리티닙’ 라이선스 계약이 대표적이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올 2월 싱가포르의 아슬란 제약사로부터 바리티닙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당초 이 후보물질의 국내 파트너는 현대약품이었다.  

바이오제네틱스는 현재 1971년생인 하관호 대표와 1966년생인 안주훈 대표가 공동 경영하고 있다. 안주훈 대표는 광동제약에서 전무를 역임한 연구개발 부문 전문가다. 이 업체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2018년 128억7853만5479원의 매출액과 8억1291만492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  2014년 10억여 원, 2015년 11억여 원, 2016년 5억여 원, 2017년 12억여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업이 만만한 업종이 아닌데 바이오제네틱스가 열정을 갖고 진입했다”면서 “이제부터 바이오제네틱스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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