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운수권 배분 등으로 중·단거리 노선은 LCC가, 장거리 노선은 FSC가 가져가는 양분화 흐름 이어질 듯”
가장 혼잡한 단거리 노선인 인천~오사카 구간 탑승률 비교해 보니 LCC 압도적

대형항공사(FSC)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으로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대형항공사(FSC)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으로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LCC의 규모 확장 및 운수권 확보 등으로 경쟁력이 이전보다 약화됐다는 것인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연달아 중단거리 노선 관련 시스템을 손 보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중·단거리 노선 통계에서도 FSC는 LCC에 비해 낮은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운임 인상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오는 6월부터 국내선 운임을 인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운임 인상을 고민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내선 등 단거리 노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면 된다”면서 “아직까지는 검토중인 단계여서 상세 내용을 밝힌 순 없지만 결정이 나면 공지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오는 6월부터 국내선 주중, 주말, 성수기 운임 모두 평균 7%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선에서 LCC와의 경쟁 심화로 영업환경이 악화돼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FSC는 중·단거리 노선의 1등석을 축소 또는 폐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5년부터 수익성 개선, 경영정상화 작업의 하나로 장거리 노선을 담당하는 A380을 제외한 모든 기종의 1등석을 없앴다. 대한항공 역시 오는 6월부터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제외한 중단거리 노선의 1등석을 없애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FSC의 중단거리 노선 시스템 개선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중·단거리 노선의 1등석을 축소 또는 폐지는 자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이라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실시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계를 보면 FSC의 중단거리 노선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영국 항공운항 정보 업체 OAG는 한국 국제선 최다 운항 항로, 즉 가장 혼잡하고 많은 여객이 이용하는 노선으로 ‘인천~오사카’ 구간을 꼽았다. 인천~오사카 노선은 1500km이하 단거리 노선이다.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해당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국적 항공사는 총 7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이다.

4월 인천~간사이 노선 항공사 통계.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4월 인천~간사이 노선 항공사 통계. / 표=조현경 디자이너

위의 표에 나온 것처럼, 해당 노선 FSC 편당 여객은 LCC를 앞선다. 하지만 운용되는 기재의 규모를 고려하면 오히려 탑승률(기재 규모와 편당 여객을 비교한 수치)은 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해당 노선엔 269석 혹은 최대 291석 규모의 B787-9와 B777-300ER 기종이 운용된다. B787-9의 경우 탑승률은 72% 정도고, B777-300ER의 경우 66% 정도다. 반면 LCC인 제주항공의 탑승률은 89%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00여석 규모의 A321 기종과 함께 A330, A350 등이 해당 노선에 투입된다. LCC는 189석~200여석 규모의 B737-8 기종이 투입된다. 규모는 각 사의 사업보고서 및 홈페이지 수치에 따른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LCC가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면서, 향후에도 중·단거리는 LCC가, 장거리는 FSC가 가져가는 양분화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운수권 배분에서도 LCC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중·단거리 노선은 LCC가 장거리 노선은 FSC가 가져가는 양분화된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면서 “1등석 축소 등은 국제 항공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경쟁력 부문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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