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트하이저, 13일 USTR 공식 웹사이트에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발표
中매체 “일방주의 미중 모두에게 손해···미국 관세 위협으로 경제 악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채 빈손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이후 중국에 더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있고, 중국은 무역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미국의 관세율 인상 위협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9~10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직후 중국산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중국이 이번 워싱턴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에 다소 완화된 입장을 전달하면서 10일 이전 미국에 도착한 상품뿐 아니라 중국서 선적된 상품에 추가 관세를 물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출발 화물선이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2~3주의 협상 시간이 생기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325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매길 준비를 하라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명령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명령했다고 밝힌 뒤 자세한 것은 월요일(13일) USTR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중국이 최근 협상에서 심하게 당한다고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들은 운(luck)과 민주당의 승리를 볼 수 있는지 보기 위해 2020년 차기 대선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 하나의 문제점은 그들은 내가 (재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만약 내 두 번째 임기 때 협상하게 된다면 그 거래는 그들에게 훨씬 더 불리할 것이다. 중국은 지금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12일 사평에서 “미국이 관세로 또다시 중국을 위협하고, 양국 경제무역 마찰 위험을 악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자본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일방주의는 중미 양국에도 손해일 뿐 아니라 세계에도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미국의 관세 위협 속에 어떻게 해서든 양국 간 이견을 해결하려고 최대한 성의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은 “이번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 확대, 무역균형 등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긴 했지만 중국의 핵심적인 우려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했다. 중국은 원칙적인 문제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며 “양국 간 협상은 평등한 지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은 절대 마지노선이라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여론의 반발 소지를 의식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중국 당국자 발언 외에 무역전쟁과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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