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경쟁력 확보 나섰지만 브랜드 인지도 높여야
이통사 지원나서기···기값 0원에 5만원 돌려받는 기기변경 정책까지 등장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LG전자의 첫 5세대(5G) 단말기인 LG V50씽큐가 10일 출시됐다. 지난해 말 LG전자 MC사업본부를 이끌게 된 권봉석 사장도 5G 시험대에 올랐다.

일단 출시 첫날 V50 씽큐는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의 우려와 달리 이동통신 3사에서 파격적인 공시지원금과 보조금을 내놓으면서 초반 판매가 예상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V50 씽큐 판매 실적은 LG전자 MC사업본부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권봉석 사장 어깨도 무겁다. LG전자는 전임 MC사업본부를 이끌었던 황정환 부사장을 1년만에 교체하면서 5G 시대 권봉석 카드를 꺼낸 바 있다. MC사업본부는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 적자액은 3조원에 달한다.

권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MC사업본부가 최근 수년간 과도한 기술혁신을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사례가 있었지만 5G 시장은 LG전자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5G 시장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 수장으로 취임한 후 원가 절감에 나서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접고 평택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LG전자 스마트폰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을 넘어서 스마트폰 브랜드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G 시대는 LG전자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는다. 5G 첫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V50씽큐가 MC사업본부가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인다.

출시 첫날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이동통신 3사가 공시지원금으로 V50씽큐를 밀면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V50 씽큐에 대해 “전작보다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이통 3사가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K텔레콤은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V50씽큐에 최대 77만3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KT가 최대 60만원, LG유플러스가 최대 5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V50씽큐 공시지원금은 이통 3사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출시일에 책정된 공시지원금보다 많다. 갤럭시S10 5G 출시일에 SK텔레콤은 최대 54만6000원, KT는 최대 21만5000원, LG유플러스는 최대 47만5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다.

앞서 ‘갤럭시S10 5G’에서 최다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SK텔레콤이 1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V50씽큐에 대해서는 더욱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SK텔레콤 기기변경 보조금은 타 통신사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출시 첫날이지만 ‘빵집 찾기’라는 단어가 통용될 정도로 V50씽큐 SK텔레콤 기기변경·번호이동 시 기기값을 0원으로 만들어주는 보조금을 지원하는 매장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기기값 0원에 1~5만원을 구입자에게 돌려주는 매장도 있었다.

V50씽큐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출고가보다 낮다. 저장용량은 128GB, 색상은 블랙 한 가지로만 출시된다. 오는 6월 말까지 V50씽큐를 구매하면 V50 전용 액세서리인 LG 듀얼스크린이 무료로 제공된다. 듀얼 스크린을 활용하면 두 개의 화면에서 자유롭게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V50씽큐에는 세계 최초로 퀄컴의 5G 모뎀이 탑재됐다. 퀄컴 5G 모뎀은 이동통신 국제표준화단체인 3GPP의 2017년 12월 규격을 기반으로 칩셋을 만들었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폰에 장착된 칩셋인 ‘엑시노스 모뎀 5100’을 3GPP의 2017년 9월 규격으로 만든 반면, 퀄컴은 5G 모뎀을 더욱 최신인 12월 규격으로 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3GPP 5G 12월 규격은 9월 규격에 비해 망 연동성이 더 뛰어나 5G 통신에 더 유리한 이점을 갖고 있다. 또 국내 출시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퀄컴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중앙처리장치(CPU)인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했다.

LG전자는 V50씽큐 출시 연기로 인해 흔들렸던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단말기를 분해하는 영상도 제작했다. LG전자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개발자가 출연하는 V50씽큐 리뷰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는 V50씽큐를 분해해 핵심 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히트파이프를 통해 발열을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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