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문 1.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는 10.8% 高성장
인도네시아·베트남 양국 경제성장 지속···임금 인상이 구매력 상승 이끌 것으로 기대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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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부문은 여전히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해 헤메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점포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1분기 매출 4조4468억원, 영업이익 2053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 중 할인점 부문은 매출 1조5924억원, 영업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62.6% 증가한 수치다.

롯데쇼핑의 할인점 부문은 외형만 놓고 봤을 때는 성장했지만, 이는 국내 점포들과는 크게 상관없는 결과다. 실제 국내외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부문이 국내를 압도했다.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액은 1조2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매출액(3470억원)은 10.8% 성장했다.

해외 점포의 성장세는 롯데마트의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해외 기존점의 전체 성장률은 4.3%를 기록했는데, 이 중 46개 점포가 있는 인도네시아는 2.2%, 지난 2월 14호점이 문을 연 베트남은 9.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점포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소매업태 부진으로 최근 3년간 실적이 점차 하락했지만 점포 구조조정과 도매사업 강화로 올해 1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7%가 늘어났다.

베트남의 경우 최근 3년간 실적 상승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매출은 2832억원으로 2016년(2632억원) 대비 200억원(7.6%)이 증가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베트남은 올해 1분기 8%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해외 할인점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롯데마트의 국내 점포들에서는 초라한 성적이 거듭되고 있다. 롯데마트의 국내 기존점은 –3.6% 성장률을 기록했다. 최근 온라인몰들이 과일·채소 등에 대해 새벽 배송을 실시하면서 고객 이탈이 심화됐다. 롯데마트의 신선(과일·채소·건식품)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1%가 줄어들었다. 마찬가지로 브랜드의류(-1.5%)·토이저러스(-18.3%) 카테고리도 경쟁력이 약화돼 매출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국내 사업은 실적 개선을 가져올 만한 확실한 모멘템이 보이지 않아 해외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양국에서는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임금 인상이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비효율 매장을 철수하고 수익성 사업 모델을 확보한 후 출점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는 주요 도시를 거점화해 출점하는 전략을, 온라인에서는 지난해 8월 론칭한 배달앱의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정적인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대해 향후 선별적 출점 및 현지 온라인 쇼핑몰과의 협업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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