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주 장수 차관·靑비서관 인사 예상···교체 시 후임에 김강립 기조실장 등 물망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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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23개월간 재임한 권덕철 차관 교체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실적으로 권 차관이 교체되면 줄줄이 실장급 이하 관료들 승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정치권과 복지부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정부중앙부처의 장수 차관과 일부 청와대 비서관 교체가 예상된다. 지난 10일 취임 2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일부 장수 차관과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비서관 등 교체를 통해 관가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구상으로 파악된다. 실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 권덕철 복지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임명돼 근무해왔다. 인선 작업이 늦어질 경우 이달 하순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이중 권 차관은 지난 2017년 6월 제 39대 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돼 교수 출신 박능후 장관을 보필하며 무난하게 부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무관 시절부터 복지부에 근무했기 때문에 부의 구석구석을 잘 파악했던 권 차관은 부지런히 현장을 다니며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의 폭을 넓혔다. 선비 스타일의 그는 권위주의를 혁파하고 말단 직원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가 대화를 나눴던 인물이다. 청와대 신뢰도 두터워 지난해 11월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후보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참여정부 말기인 지난 2007년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 파견됐을 당시 같이 근무했던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고향(전북 남원)·고등학교(전주 전라고) 직속 후배인 최강욱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인맥도 청와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예상대로 권 차관이 조만간 교체되면 김영삼 정부 이후 복지부 최고 장수 차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인간적으로는 권 차관을 무한대로 존경한다”면서 “그를 위해서도 이제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이번 차관 인사에 권 차관이 포함될 경우 그의 후임자로는 현재 복지부 3인자인 김강립 기획조정실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실장을 차기 복지부 차관 후보로 판단하는 근거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며 부의 대소사를 챙겨왔고, 앞서 2016년 12월부터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일하는 등 2년 5개월여 간 실장으로 활동한 경력 때문이다.

권 차관과 37대 장옥주 전 차관, 36대 이영찬 전 차관, 35대 손건익 전 차관, 34대 최원영 전 차관, 33대 유영학 전 차관 등 최근 활동했던 전·현직 복지부 차관들이 대부분 부에서 실장 등을 역임한 내부 출신이다. 

특히 복지부 고위직 인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실력파로 인정 받았던 김 실장이어서 차기 차관에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복지부 기조실장으로 발탁됐을 당시 청와대 인사검증을 통과했고, 지난해 신고한 13억8463만원 재산 등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 차관에 이어 김 실장이 차관으로 승진해야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복지부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병관리본부 고위직에 지원한 K국장과 이미 진로가 결정된 K서기관 외에도 일부 고령자를 대상으로 용퇴 요청이 진행되고 있어 오는 7월이나 8월 경에는 최대 3-4명 국장급 승진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원리와 순리대로 인사를 해야지 외부 인사를 차관으로 꽂아 넣는 비상식적 인사를 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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