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모두 경영권 불안상황 봉착···조선업계는 M&A 문제로 ‘시끌’

그래픽=디자이너 조현경
그래픽=디자이너 조현경

지난 문재인 정권 2년은 항공·해운 업계에겐 특히 힘들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업황과 더불어 여러 부침이 많아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항공업계는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혁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고(故) 조양호 회장을 잃음과 동시에 불안한 경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와 시민단체의 소액주주 운동으로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조 회장은 얼마 안 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후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칼 회장에 선임됐으나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내년 주총에서 강성부펀드(KCGI)의 맹공을 이겨내려면 지분을 늘리고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사실 조원태 회장은 그 전에 눈앞에 놓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처지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을 대신할 총수를 지정해야 하는데 아직 조현민 전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남매가 내부적으로 합의를 하지 못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금호그룹과 결별한 후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인수자들이 서로 사겠다고 달려드는 모양새가 아니라, 인수자를 만나기 위해 파는 사람이 더 노력을 해야 할 듯한 상황이다. 특히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분리매각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항공경영 전문가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을 줄여나가면 그 노선은 똑같이 힘든 상황인 대한항공보다 외국 항공사들의 차지가 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흔들리면 그 공백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메꿀 수 없어 결국 외국 항공사들이 차지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처럼 리더십 공백 상황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그나마 LCC들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었지만, 진에어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다. 조현민 전 전무의 외국인 등기이사 논란 이후 면허취소 위기에 몰렸다가 현재까지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바닷길을 뚫는 조선업계도 만만치 않은 2년을 보냈다. 그나마 지난해 들어 LNG선 호조에 힘입어 조금씩 회복조짐을 보이며 기대감을 갖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부 지역 시민단체 및 노조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우조선해양 매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실사를 나갈 경우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거제를 방문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만나 정부를 질타하며 문 정부의 아픈 부분을 파고드는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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