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은 공항 운영과 관련 있어···한정적인 공간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나눠
한 번 획득한 슬롯은 약간의 조건만 충족하면 기득권 유지

운수권 확보보다 공항 슬롯 확보가 더 힘들다...”

이제 슬롯 확보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야...”

중국 운수권을 확보한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슬롯’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항공 관련 기사에서도 슬롯이라는 용어는 자주 등장한다.

슬롯은 공항 운영과 관련돼 있다. 공항의 공간과 시간은 한정적이지만, 항공사와 항공기는 언제든 늘어날 수 있다. 한정적인 공간과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공항 측은 각 항공사에 항공기가 머물 수 있는 시간대와 공간을 배분한다. 한 번 획득한 슬롯은 약간의 조건만 충족하면 기득권이 유지된다. 슬롯을 확보한 기간 동안 최소 80%이상 운항하는 것이 일종의 조건이다.

결국 슬롯의 존재 이유는 공항을 이용하는 최대 다수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효율적인 운항 진행을 위해 슬롯을 활용하는 것이다.

항공 슬롯의 변경은 다른 국가 공항의 스케줄에도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공항 측 슬롯 조정 실무자와 항공사는 매년 6월과 11월 IATA 슬롯조정회의에 참석한다. 회의에선 항공사 간 슬롯 교환 등 슬롯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된다.

그렇다면 항공사들은 어떻게 슬롯을 확보할까.

슬롯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하고 배분받을 수 있다. 먼저 공항 측이 각 항공사의 기득권 여부를 분석한다. 이후 항공사는 보유하고 있는 슬롯과 신규 슬롯 스케줄 계획을 제출한다. 공항 측은 이를 조정해 논의한다. 이후 항공사들이 사용하지 않을 슬롯을 반환하고 교환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슬롯이 배분된다.

이 때문에 모든 신청이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예를 들어, 국토교통부로부터 부산~싱가포르 운수권을 배정받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실크에어 등은 주 7회 슬롯을 신청했다. 하지만 3개 항공사 모두 지난 3월 부산지방항공청으로부터 주 4회 슬롯을 배분받는데 그쳤다.

공항 상황에 따라 슬롯 신청이 일부 거절되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 김해 공항의 경우 슬롯 포화율이 98%에 이른다. 오후 10시 이후의 비선호 슬롯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김해공항 슬롯 포화율은 100%에 달한다. 인천공항(64%)과 김포공항(64%)의 경우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수요(원하는 항공사)가 많기 때문에 항공사는 슬롯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슬롯은 공항 운영과 관련돼 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슬롯은 공항 운영과 관련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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