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 올인 위메프, 배송서비스 키우는 쿠팡·, 흑자' 집중 11번가

온라인 쇼핑을 전부 최저가로 한꺼번에 눙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조금 더 복잡하다. 모든 이커머스 업체가 최저가를 '지향'하지만, 최저가만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위메프, 쿠팡,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가 다양한만큼, 이들이 택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조금씩 다르다. 대세는 양분된다. 가격 그리고 배송이다. 

◇ 100원으로 3000원 살 수 있는 위메프

"500원 줄테니까 빵 사고 1000원 남겨와." 사칙연산의 원리를 완전히 무시한 이 대사는 시쳇말로 학창시절 일진들이 '삥을 뜯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위메프는 13일부터 진행하는 ‘읶메뜨특가’에서 CU와 GS25 3000원권을 100원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100원으로 3000원짜리 편의점 쿠폰을 사서 2000원짜리 빵을 산 후 1000원을 돌려주고도 내 주머니에는 400원이 남는 것이다. 

이처럼 위메프는 현재 가격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식품·생활·유아동 등 생활필수품(이하 생필품) 최저가 경쟁을 선언했다. 아예 여타 오픈마켓보다 동일 상품을 비싼 가격에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의 100%를 위메프 포인트로 보상하는 보상제까지 운영한다. 그 중 생필품 카테고리에서는 쿠팡보다 가격이 비싼 생필품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차액의 2배를 보상하겠다고까지 내걸었다. 지난해 매출 4조원을 기록한 쿠팡을 대놓고 찍어 견제하는 모습이다. 

위메프의 '특가(즉 최저가)' 시리즈는 12가지나 된다. 

위메프 최저가 판매 주요 서비스. /사진=위메프 홈페이지.
위메프 최저가 판매 주요 서비스. /사진=위메프 홈페이지.

위메프의 '55특가'나 '첫구매특가'를 <G마켓 주요서비스>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정도로 기시감이 든다. 그정도로 최근 모든 이커머스 업계가 특가 이벤트에 열심이라는 것이다. 5월 '감사의달' 카테고리는 6월에 '썸머특가'가 되어있을 지도 모른다. 위메프의 지난 1분기 거래액은 1조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했다. 위메프는 당시 이를 '직매입 비중을 줄여 확보한 자금을 특가에 투자해 얻어낸 결실'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위메프는 앞으로도 계속, 쿠팡 견제를 이어가며 특가 상품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최저가가 다 같은 최저가는 아니다. 최저가 행사의 양태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예를들어 과거에는 '5만원 구매시 1만원 할인' 식으로 가격 경쟁을 펼쳤다면 현재는 에어팟 9만원, 공기청정기 10만원 등으로 정해진 상품 내 할인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은 "고객도 상품도 어느정도 확보 된 현 상황에서의 가격할인은 카테고리별로 세세하게 들어간다"면서 "할인에 따른 회사의 부담은 이전(5만원 사면 1만원 구매) 방식보다 줄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갈 길 가는 쿠팡

위메프, 오프라인 할인점 등 전방위로부터 견제를 받는 쿠팡은 그러나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다. 위메프와 롯데마트가 쿠팡을 저격하며 "저기보다 더 싸게"를 외치는 데 대해 쿠팡은 "아니, 우리가 더 싸"라며 대응하지 않는다. 대신 물류센터를 짓는다. 지난해 전국 12개였던 지역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린 쿠팡은 현재 대구와 고양에 물류센터를 또 짓고 있다. 

이를 통해 달성되는 건 방대한 양의 물건과 그 가짓수, 그리고 빠른 배송일 것이다. 쿠팡은 자사 유료회원인 로켓와우클럽 가입자에 한해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진행하고 있는데,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이 진행되는 되는 곳은 아직 쿠팡밖에 없다.  

◇ 11번가, 일단은 "흑자"

11번가도 십일절과 같은 특가 이벤트를 운영하지만 목표는 위메프와 조금 다른 듯 보인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바로 흑자전환이다. 특가경쟁과 배송경쟁을 통한 거래액 증가도 좋지만 우선 올해 안으로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게 11번가의 제일의 목표다. 이는 지난 7일 11번가의 모회사 SK텔레콤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커머스 사업은 소모적인 가격 경쟁과 배송경쟁보다는 건강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던 전략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우선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569억원, 영업이익 4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날 컨콜에서 나온 '쿠팡, 네이버 등 심화하는 커머스 경쟁'에 대한 질문에는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거래액 증가와 마케팅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면서 "커머스 포털 통한 고객 직접 방문 확대와 반복구매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복구매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다양하지만, 그 중 한가지로 11번가는 현재는 없는 유료회원제 도입도 계획 중인 상황이다. 물론 이 유료회원제는 위메프(특가클럽), 쿠팡(로켓와우클럽), 이베이코리아(스마일클럽), 티몬(수퍼세이브)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가 이미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컨콜에서 11번가는 "앞으로 모바일, 비디어커머스 등에서 11번가와 SK스토아를 협업해 수익성과 성장성 동시에 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까지 11번가와 SK스토아가 협업한 구체적인 사례는 없으나 향후 이같은 서비스 발굴의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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