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바닥 뜯고 서버 저장장치·노트북 수십대 은닉 혐의
법원 “혐의 소명 되고 사안 중대····증거인멸·도주 우려도”
삼성전자·그룹 임원도 영장 청구···분식회계·증거인멸 수사 병행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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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공용서버 저장장치 등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이 회사 보안 담당 실무직원이 구속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 소속 안아무개 대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다”며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분식회계 의혹을 들여다 보는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삼성바이오 공용서버 저장장치, 노트북 등을 빼돌리고 직원들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에 담긴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7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본사 공장 바닥 마루를 뜯은 뒤 배선을 위한 공간 사이에서 증거물들을 압수했다.

검찰은 또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과정에 그룹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삼성 미래전략실의 후신 격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소속 백아무개 상무와 삼성그룹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아무개 상무에 대해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증거인멸 수사가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맞닿아있는 만큼 병행해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건 수사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고발하며 시작됐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 한 것을 고의적인 회계분식으로 결론내렸다. 증선위는 분식회계 규모를 약 4조5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조계는 이번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옮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고, 합병 비율을 이 부회장에 유리하게 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가치가 부풀려졌다고 판단한 바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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