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고양 창릉에 ‘고양선’ 신설···“지선에 불과해 효과는 그닥”
부천 대장, BRT 대거 확충···대량 수송, 출퇴근 시간 조정 한계로 작용할 듯

최근 정부는 3기 신도시 택지지구로 경기도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2곳을 선정했다. 아울러 지하철 노선인 ‘고양선’(가칭)과 간선급행버스(BRT) 등 신도시의 성패를 가를 광역교통망 계획도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3기 신도시 택지지구로 경기도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2곳을 선정했다. 아울러 신도시의 성패를 가를 광역교통망도 함께 공개했다. 이들 지역에는 지하철 노선인 ‘고양선’(가칭)과 간선급행버스(BRT)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선교통·후개발’이라는 원칙 아래 기존 신도시들이 겪었던 교통문제를 해소해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게 정부의 전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광역교통 대책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얻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도시에서 도심권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노선이 없고, BRT만으로 많은 인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계획만 있고 뚜렷한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양 창릉’에는 지하철 6호선·서부선 새절역부터 고양시청역을 잇는 ‘고양선’(14.5km)이 신설될 예정이다. 고양선은 고양시청역을 출발해 대곡역, 화정지구, 향동지구 등 총 7개 역으로 구성된 노선이다. 해당 노선은 고양 창릉의 중심부를 지날 예정이다. 신규 수요뿐만 아니라 기존 주민들도 혜택을 보는 방향으로 노선과 역을 신설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고양선이 서울 실거주 수요 분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심권을 직접 연결하는 노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양선은 모두 3호선, 6호선 등을 갈아타야만 이동할 수 있는 노선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에서도 지선(철도에서 곁가지로 나간 선)은 부동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편이다”며 “지하철이 없는 것 보다는 낫지만, 실수요가 아닌 기존 주민들의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고양 창릉과 함께 공개된 부천 대장은 S(SUPER)-BRT가 광역교통망의 핵심이다. 김포공항역(공항철도, 지하철 5·9호선, 대곡소사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지하철 7호선, 대곡소사선, GTX-B 예정)을 S-BRT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또 청라BRT를 S-BRT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신도시에서 BRT 같은 버스 시스템으로 수요를 끌어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BRT 같은 버스는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다는 게 최대 단점”이라며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게 지하철과 GTX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광역교통망을 계획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는 다면 기존 신도시들처럼 유령도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신도시 같은 경우 지하철 등을 이용한 대량 수송이 필요한데, 버스는 한계가 있다”며 “부천 대장의 경우 BRT를 늘릴 게 아니라 인근 마곡지구의 9호선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부의 광역교통망은 뚜렷한 실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권 교수는 “정부가 광역교통망 대책을 내놨지만 계획만 있고 실천 방안이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체계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선교통·후개발’ 원칙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미분양에 시달리는 화성 동탄, 의정부 덕계,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와 연계를 짓는 광역교통망도 필요하다”며 “교통인프라가 3기 신도시에만 집중되면 이들 지역은 더욱 슬럼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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