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방문해 업무 파악
“대북 식량지원, 통일부 역할 준비 위해 회의 소집할 것”
“북한 남북공동선언 이해 의지 보여···리선권 위원장 안부 전달”

취임 후 첫 방북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 파주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취임 후 첫 방북으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 파주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취임 후 첫 방북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방문했다. 김 장관은 북측이 남북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드러냈고, 북측 관계자와 인사하며 연락사무소 정상화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8일 오전 8시30분께 경의선 육로로 군사분계전(MDL)을 통과했고 오전 9시부터 연락사무소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후 상주 직원들의 근무 시설과 숙소, 식당 등을 둘러봤다.

이날 연락사무소에서는 북측에서 김영철 임시소장대리와 연락대표 등이 김 장관을 맞이했고, 오후에도 김 임시소장대리가 그를 환송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북은 취임 후 처음이다. 통일부는 지난달 말 북측에 김 장관의 방북 계획을 통보했고 최근 북측으로부터 동의 통지를 받았다. 김 장관의 방문은 기본적으로 취임 후 소속 기관의 업무 상황을 점검할 목적이었으나, 북한의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 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됐다.

특히 남북 상시 소통창구인 연락사무소 기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북측은 최근 사무소에 소장대리와 임시 소장대리를 번갈아 상주시키고 있고 정례 협의채널인 소장회의도 10주 연속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의 이번 방문은 연락사무소를 비롯한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의 재개 의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은 영접을 나온 북측 임시소장대리와 가볍게 대화하고 출입사무소를 비롯한 여러 북측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연락사무소 방문 후 오후 1시쯤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로 귀환하고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북한 측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착실히 해서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정상화하자고 얘기했다”며 “북측도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적극 공감했다”고 말했다.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 또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에 대한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냐는 질문에는 “이번 방문은 협의 목적이 아니고 연락사무소 업무보고를 받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다만 인사 차원에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고, 꼭 전하겠다고 (북측이) 얘기해줬다”고 주장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을 때 김 장관의 카운터파트다.

북한의 지난 4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 관련 평가 질문과 관련해서는 “오늘은 그런 얘기를 할 자리는 아니었다”며 연락사무소가 자리한 개성공단을 둘러봤냐고 묻자 “차를 타고 다니면서 보긴 봤지만 직접적으로 가서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또 ‘대북 식량지원 계획’과 관련해서는 “사무실로 복귀해 한미정상간 통화내용과 관련해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통일부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준비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하겠다”며 “조만간 구체적 계획이 마련되면 언론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전반적으로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대해 남북한이 공감을 하고 있다”며 “대화가 다시 정상화된다면 남북관계에서 해야할 문제를 논의할 텐데 이번 방문은 그런 것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굉장히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일종의 연락사무소라는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뿌듯한 감회를 느꼈다”고 방문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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