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부건에프엔씨, 고발 계정 가처분 소송까지···업계 “사태 초반 소비자 대응 미흡해 일 커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유명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 사태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호박즙, 쑥 에센스 등 판매 제품 곰팡이, 명품 카피제품 판매, 동대문 상인 갑질로 논란이 됐던 임블리는 최근 계열사 문을 닫았다. 면세점, 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들은 임블리와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결국 임블리는 고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계정에 명예훼손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임블리 고발 계정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 4일 임블리 모회사인 부건에프엔씨 측으로부터 ‘방해금지가처분신청서’를 받았다. 불법행위(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받은 A씨는 지난 6일 법률대리인으로 강용석 변호사를 선임했다. 소송비용은 모금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임블리 소비자였던 A씨는 호박즙 곰팡이 사건을 계기로 SNS에 공익적 제보글을 올리고 있다.

앞서 논란이 터진 이후 대형 유통사들은 임블리 제품을 일시적으로 추가 판매 중지했다. 신세계, 신라, 롯데 면세점 온라인 매장과 롯데닷컴,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임블리 화장품이 판매금지됐다. 화장품을 제외한 의류브랜드 제품은 아직 명동 롯데영플라자, 대형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앞서 임블리 책임자인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유튜브를 통해 해명 영상을 올렸지만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임 상무 남편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운영하던 여성 쇼핑몰 ‘탐나나’가 5월 말 영업 종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임블리 사태와 관련없는 폐업이라고 설명했다.

사태가 커지게 되자 임블리 측은 당초 밝혔던 명예훼손 가처분 신청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부건에프엔씨 측은 특정 안티 계정에 의해 당사 임직원과 가족은 물론 지인들의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됐다"며 "루머와 비방 등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 유포로 인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유통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초기 제품 문제 대응을 미흡하게 해 사태가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SNS플랫폼을 사용해 쇼핑몰을 운영하는 유명인들은 자신을 옹호하는 팬들을 믿고 CS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SNS 판매 피해를 입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자상거래 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검증되지 않은 SNS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안전망이 없다는 것이다.

한 패션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수많은 쇼핑몰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명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곳이라면 소비자들이 믿고 산다. 그러나 제품에 곰팡이가 있고, 하자가 있다면 바로 사과하고 전액환불을 해줘야 하는데 (임블리 측이) 이를 미루고 핑계를 대면서 일이 커진 것”이라며 “SNS에 시작된 쇼핑몰들이 이런 소비자 갈등이 많이 일어나는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대문에서 쇼핑몰에 납품을 했다는 한 도매업자는 “임블리는 지금까지 나왔던 의혹들을 쇼핑몰 관행이라고 표현한다. 관행이면 불법을 저질러도 되나”며 “계열사 폐업, SNS제보 계정 고소로 물타기를 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