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 비행
하노이 회담 이후 대미압박 차원 분석

지난해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지대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지대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2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북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하는 미국의 기조에 북한이 반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북한이 오늘 오전 9시6분부터 9시27분경까지 (강원도)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사된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 북미 대화가 경색되고 북한 제재가 계속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다만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것은 탄도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남북 화해와 북미 간 대화 분위기 속에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이에 북한도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을 전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고 당시 회담장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반감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9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로 평가한 것을 두고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교체를 요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으로 미국과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에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북한과 건설적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맞대응을 자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며 미국에 비핵화 협상이 실패하거나 교착상태가 길어질 경우 예전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 등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추가 정보에 대해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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