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8 운항 중단 이후 노선 계획 차질 생겨” vs "기재 충분해“
이르면 3~4개월 이내 취항 가능하지만, 슬롯 확보 고려하면 올해 말 취항이 유력

한중 항공회담 결과 발표 이후 저비용항공사(LCC)의 중국 운수권 확보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중국 운수권 배분 결과 LCC가 상당 수의 알짜 노선을 확보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저비용항공사(LCC)가 베이징, 상하이 등 상용 노선을 대거 확보하자 시장에선 LCC의 기재가 충분하냐는 우려가 나온다. B737 맥스8 기종의 운항 중단으로 신규 기재 도입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여유 기재가 없는 상황에서 신규 노선 취항까지 겹치면 기존 노선 운항 계획에 변동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들은 항공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의 운항준비 기간을 거쳐 빠르면 3~4개월 내에 취항이 가능하다. 이번 운수권 배분에선 LCC가 강세를 보였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주 35회 운수권을 추가 확보했고, 이스타항공은 6개 노선에서 운수권을 주 27회 늘렸다. 에어부산도 운수권을 주 18회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주 14회, 아시아나항공은 주 7회에 그쳤다. 특히 LCC가 얻어낸 운수권 중엔 알짜 노선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을 주 7회 확보해 매일 운항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 역시 인천~베이징, 대구~베이징, 대구~상하이 노선 확보에 성공했다.

이제 문제는 ‘노선을 운항할 적당한 기재가 충분히 있느냐’이다. 업계 일각에선 맥스8 운항 중단으로, LCC에 중국 상용 노선을 운항할 적당한 기재가 없다고 지적한다. 베이징, 상하이 등 상용 노선엔 최소 중형기 급은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형기의 일반적인 기준은 250석 이상의 좌석이다. 맥스8은 737-800과 동일한 180여석 규모이지만, 개조 시엔 210석까지 늘릴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들이 베이징, 상하이 운수권을 과점했던 것은 중대형기 운용 여부 등도 한 몫 했다. 중국의 상용 노선을 맥스8도 아닌 737-800만으로 운항하는 것은 국익을 놓고 봤을 땐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맥스8이 운항 중단돼 신규 도입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기체 운용에 한계가 온 LCC들이 신규 노선과 기존 노선을 어떻게 같이 운항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추락 사고 이후 맥스8 기종은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구매하기로 계약한 맥스8 기종은 모두 114대다. 대한항공(30대)을 제외한 84대는 LCC와 보잉사 간 계약이다. 제주항공 50대, 이스타항공은 이미 도입한 2대 포함 총 18대, 티웨이항공은 10대를 올해부터 2027년까지 차례로 도입 예정이었다.

2020년 도입 계획인 제주항공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곳은 당장 올해 노선 계획부터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일각에선 취항 예정이던 노선을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다거나, 신규 취항 노선을 급히 운항 중단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일본~사가 노선을 정기 취항 2개월 만에 잠정 운항 중단 조치했다. 또 인천~하코다테 노선 취항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다. 해당 노선 취항 계획에 대한 고객센터 질의에 티웨이항공 측은 ‘금번 항공기재 도입 보류로 인해 변동되어 현재 취항 계획이 없다’고 답변을 남겼다.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를 두고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도 737-800으로 상용 노선이라 불리는 도쿄, 대만 등을 운항중이고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항공기 크기가 아니라 운임 시스템 등이 LCC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선 계획, 기재 도입 등은 내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취항 시점을 두곤 “올해 안에 취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25대의 737-800 기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배분받은 이스타항공도 맥스8이 운항 중단됨에 따라 해당 노선 취항 계획이 미뤄져 왔다. 이스타항공은 737-800 2대를 하반기에 도입해 중국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맥스8 2대를 포함한 21대의 비행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운용 기재는 충분하다. 부산~싱가포르 노선도 하반기 취항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일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항 시점에 대해선 “슬롯 확보 등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어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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