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닥 찍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들인 외국인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0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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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최근 한 달 순매수 1위와 2위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내외 분석 기관,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실적 반등 전망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책 등도 영향 미친 것으로 꼽혀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순위. /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4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순위. / 자료=한국거래소

반도체 업종이 올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올해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메모리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정책,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성전자를 61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에 해당한다. 외국인의 순매수 2위 종목은 SK하이닉스로 같은 기간 459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종목 두 곳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이같은 모습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3855억원, 영업이익 6조23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60.15% 감소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던 메모리 부문의 부진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매출 6조7727억원, 영업이익 1조366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3%, 68.7%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반도체 업황도 좋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하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 부진에 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6% 감소한 영향이었다. 실제 반도체 업종의 총 수출액은 84억55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3.5% 감소했다. 

외국인의 반도체 종목 순매수는 실적 반등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선 지난 1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실적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재고조정 완료, 계절적 수요 회복, 가격하락에 따른 고용량 제품 채용 및 수요 확대를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하반기에는 실적 회복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수요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일 ‘하반기 회복 시그널 재확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DRAM의 출하량이 전분기 수준으로 유지되었다면서 당초 추정 출하량에 비해 양호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올해 2분기까지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나 인터넷 기업들이 보유한 서버 DRAM 재고가 감소하고 있고 모바일 메모리는 수요가 개선 중이라며 하반기 반등을 점쳤다.

정부의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도 최근 반도체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5G 시대의 핵심으로 불리는 비메모리 부문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는 한편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 세계 1위, 팹리스(설계)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하반기 실적이 회복하리라는 기대감은 이미 3월부터 나왔다. 하지만 이 시기에 외국인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며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는 삼성전자를 반도체 관련 주식으로 접근한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한 섹터로 보고 한국 주식을 담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3월동안 삼성전자를 26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 2위에 해당했다. 더불어 지난 한 달 동안 외국인은 한국 전체 주식을 대변하는 ‘KODEX MSCI Korea TR’을 450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27%, 5.79% 편입돼 있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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