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력제품·자회사 실적 호조로 순이익 55.7% 증가···대웅제약, 나보타 수출로 영업익 27.2% 늘어
종근당, 영업익 13% 감소, 부진 원인은 R&D 여파···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임상비용과 인건비 상승도 영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제약사 중 영업 ‘빅3’로 불리우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순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또 다른 축인 종근당은 영업이익이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10여곳의 국내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태다. 이중 영업력을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 중 상위권으로 손꼽히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종근당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종근당의 경우 영업이익이 부진했지만, 매출과 순이익에서 상승세 추세를 보였다.    

우선 한미약품은 이날 현재까지 발표된 국내 제약사 10여곳 중 올 1분기 2번째 최다 매출을 기록했다. GC녹십자의 2868억2200만원에 이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746억4300만원 매출을 달성한 것이다. 이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8% 증가한 수치다. 한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60억2400만원과 174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9% 하락했다. 반면 순이익은 55.7%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올 1분기에는 순환기분야 치료제 등 기존 주력 제품들이 지속적 호조를 보이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은 179억원, 고지혈증치료제 ‘로수젯’은 전년 동기대비 24% 성장한 157억원 매출을 보였다. 이밖에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은 14.6% 성장한 70억원, 고혈압치료 3제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는 133.3% 성장한 39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선전도 매출 호조에 기여했다. 북경한미약품은 전년대비 4.6% 성장한 703억여원 매출과 192억여원 영업이익, 176억여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원료의약품 전문회사인 한미정밀화학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 투자 비용 증가에 따라 소폭 감소했지만 자회사 실적 호조 등 영향으로 순이익은 대폭 증가했다”면서 “R&D 비용 증가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매출 등 모든 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1분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381억3300만원, 영업이익은 101억97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0.3%와 27.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순이익은 44억4600만원을 올리며 11.2%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지속 성장과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매출 신규 발생 등으로 10%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ETC부분은 전년 1552억여원에서 15.2% 성장한 1789억여원 매출을 보였다. 제미글로, 릭시아나, 포시가 등 신규 도입품목 실적 향상이 매출 상승에 도움을 줬다. 나보타의 경우 미국향 매출이 신규 발생하면서 전년 2억8000여만원에서 1107% 성장한 33억2000여만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OTC부문은 전년 210억여원에서 20.3% 성장한 252억여원 매출을 달성했다. 우루사와 임팩타민 등 자체 제품의 꾸준한 판매 증가세가 눈에 띈다.

종근당은 올 1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2338억9400만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한 매출을 보고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7억1200만원과 106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각각 13% 감소와 254% 증가한 수치다.  

종근당 매출 상승에는 기존 주요 품목군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인지장애 개선제인 글리아티린, 고콜레스테롤혈증제인 아토젯 등 연매출 100억원 이상 품목 성장세가 꾸준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종근당의 또 다른 당뇨치료제 듀비에와 메트포르민 복합제 듀비메트는 1분기 48억여원 처방금액을 기록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분기 부진했던 영업이익은 R&D(연구개발) 여파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임상 3상 비용 집행과 R&D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실적이 자회사 매출까지 포함한 연결재무제표 기준이고 반면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자사 매출만 집계한 개별재무제표 기준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많은 변수가 있어 올해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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