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제품 광고보다는 '웹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구독자 노려

요즘 10대들은 포털사이트 대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검색을 한다. 글자보다는 영상이나 사진 정보가 더 익숙한 세대인 것이다. 이렇듯 젊은 세대 검색 포털로서의 역할을 하는 유튜브에는 없는 게 없다. '없는 게 없다'를 검색해도 '없는 게 없다'는 내용의 영상이 뜰 정도다. 

유튜브 콘텐츠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중심에는 먹방(먹는 방송)이 있다. 먹방만해도 ASMR먹방, 제품 리뷰 먹방, 생일상 먹방, 그냥 먹방 등 종류가 다양하다. 먹방으로 대박친 제품의 경우에는 실제로 매출이 늘기도 한다. 식품업계가 유튜브 자체 채널을 만들고 TV 광고나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은 날 것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식품기업 각 사의 유튜브 채널을 들여다봤다. 

◇ '푸드엔터채널'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통목살스테이크 리뷰 유튜브 영상. /사진=CJ제일제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CJ제일제당 통목살스테이크 리뷰 유튜브 영상. /사진=CJ제일제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은 "푸드는 재밌다. 푸드엔터채널 CJ제일제당"이라는 기치를 걸었다. 구독자는 30일 기준 2만2000여명이다. 주로 회사의 신제품 소개 및 리뷰 영상이 올라온다. 일주일 전에는 <[푸드엔터] 난생처음리뷰ep.1 통목살스테이크>가 올라왔다. 독일과 브라질에서 온 외국인과 한국인 등 3명이 나와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 초 출시한 'The더건강한 통목살 스테이크' 리뷰를 한다. 고기를 굽고 썰고, 다양한 가니쉬와 곁들여 먹는 내용이다. 딱 1분 분량의 이 동영상 조회수는 4만8000여건이다. 

햇반이가 자신이 담긴 용기의 무해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햇반이가 자신이 담긴 용기의 무해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CJ제일제당은 이 [푸드엔터] 코너를 통해 자사 비비고 육개장을 이용한 해장레시피, 비비고 만두를 이용한 만두뷔페 등 광고와 리뷰를 섞어놓은 형태의 영상을 만든다. [햇반], [비비고], [The건강한], [고메] 등 자사 HMR(가정간편식) 브랜드를 딴 코너를 운영하며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곁들인다. 확실히 '[햇반]햇반의비밀_용기의안전성편'과 같은 내용은 글보다는 영상 수요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회수는 아직 156회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 농심의 '다시마 활용법' 

그렇다고 한다. /사진=농심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그렇다고 한다. /사진=농심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농심 너구리의 미스테리는 다시마에 있다. 이것을 넣느냐 마느냐, 넣었다 빼느냐 마느냐, 먹느냐 마느냐는 한국 라면사(史)의 논쟁거리였다. 농심은 이를 <농심 ‘너구리’ 다시마, 사람이 넣는다고? 너구리 다시마에 대한 숨겨진 비밀 TOP 5>를 통해 설명한다. 영상에서는 △너구리에 다시마가 왜 여러개 들어가나요? △너구리 다시마, 먹어도 되나요?(이에 농심은 왜 안먹느냐고 답한다. 여기서 농심 직원들이 그간 다시마를 먹어 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다시마는 원래 이렇게 생겼나요? △다시마에 묻어있는 흰색 가루는 뭔가요? △다시마는 사람이 넣나요, 기계가 넣나요? 등에 대한 답변을 해준다. 

다시마가 또다시 등장한다. /사진=농심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다시마썸. /사진=농심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뜻밖의 웹드라마도 올라온다. 제목은 <썸하우스>로 썸을 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연애 드라마다. 기획은 농심이, 제작은 농심기획이 한다. 라면 면발 한 줄을 동시에 건진 두 사람이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기대했지만 그런 클리셰는 없다. 다만 '라면 잘 끓여주는 수상한 선배' 캐릭터가 등장해 너구리 라면을 끓여준다거나, 라면 속에 들어있는 다시마 2장 중 한 장을 건네며 호감을 표시한다거나, 침대에 누워있는 여주인공이 '너구리 인형'을 안고 있는 등 치밀한 각본 속 간접 광고는 있다. 내용은 꽤나 진지하다.

다시마의 비밀이나 연애와 라면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농심 채널을 방문하면 되겠다. 이밖에도 '신라면 29초 영화제'나 회사의 다양한 라면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농심의 구독자수는 1만8000명이다. 

◇ 하이트진로, 아이린·박서준·강다니엘···

아이린이 많다. /사진=하이트진로 유튜브 채널.
아이린이 많다. /사진=하이트진로 유튜브 채널.

하이트진로의 구독자수는 4만3000명이다. 1만이 평균인 회사 공식 계정 치고는 많은 편이다. 이유는 바로 알 수 있다. 채널에 들어가자마자 공유와 박서준 얼굴이 나온다. 아이린도, 강다니엘도 나온다. 이미 콘텐츠의 완성도가 보장된 것이다. '아이린x참이슬' 코너에서는 아이린의 생일파티에 초대도 받고, 사투리를 하는 아이린이 나와 가상의 짠을 해준다. 강다니엘의 엑스트라콜드 30초짜리 광고는 20만뷰를 기록했다. 

◇ 동원그룹, 취준 꿀팁 전수해준다

동원그룹은 구독자수에 비해 영상 리뷰수가 많다. 타깃층을 잘 잡았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직무 인터뷰] 코너를 통해 동원그룹 입사 선배들의 직무 설명 인터뷰를 3분 남짓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직무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전공을 졸업해 직무 기반을 닦았으며,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 등을 간단히 소개한다. 취업준비생들이 가려웠던 곳을 긁어주기에 충분히 긴 인터뷰는 아니지만, 힌트는 될 수 있다. 

동원그룹 웹드라마 '신입사원은 처음이라'. /사진=동원그룹 유튜브 영상 캡처.
동원그룹 웹드라마 '신입사원은 처음이라'. /사진=동원그룹 유튜브 영상 캡처.

웹드라마 <신입사원은 처음이라>도 제작한다. KBS <회사 가기 싫어>와 비슷한 콘셉트다. △첫 출근, 준비성을 총동원해라 △암기력을 총동원해라 △인맥을 총동원해라 △휴가를 총동원해라 등 동원그룹 답게 '동원'을 강조한 것을 볼 수 있다. 주인공도 '동원씨'이다. 시즌2까지 나왔는데, 조회수가 3~4만건에 달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직장인의 생활을 보여주는데 기자의 눈에는 그저 애환으로만 비친다. 

◇ 샘표의 '우리맛 연구' 

샘표 유튜브 채널의 방점은 우리맛 연구에 있다. 샘표는 [샘표 우리맛 미식회] 코너에는 최현석, 유현수, 조희숙, 이준, 김정호, 박성배 등 셰프들이 등장해 회사의 간장, 들기름, 고추장 등을 활용한 한식을 선보인다. 영상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는 "우리의 식재료, 우리의 식문화가 우리의 뿌리가 되는 부분"이라면서 "기본적인 재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현수 셰프는 우리맛 연구에 대해 "이 땅에 나는 우리의 식재료나 우리맛에 대해 연구함으로써, 앞으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우리 음식을 어떻게 발전, 계승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샘표의 구독자수는 3000여명이다. 

샘표 우리맛 연구 영상 속 최현석 셰프(왼쪽)과 유현수 셰프(오른쪽). /사진=샘표 유튜브 채널 영상.
샘표 우리맛 연구 영상 속 최현석 셰프(왼쪽)과 유현수 셰프(오른쪽). /사진=샘표 유튜브 채널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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