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증거인멸 연루 인사들 진술에 주목

삼성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그동안 다소 지지부진했던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관련자 구속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 수사가 두 사람 구속을 계기로 윗선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 29일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지원실장 상무 양아무개씨와 부장 이 아무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말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에 보관된 자료를 삭제하고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삼바 회계와 관련한 문건을 직접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직원들의 구속이 수사에 있어 중요한 국면인 까닭은 수사가 윗선까지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하면 수사 받는 입장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하는 것보다 진술 등을 이끌어내기에 훨씬 용이하다. 만일 두 직원이 증거인멸 조치가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라고 진술한다면 윗선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수사 확대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 또 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임원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의 증거인멸을 지휘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는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의 일부 역할을 대신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근 정현호 사장이 팀장을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관계없는 컨트롤타워 조직 인사가 가담했다는 것은 그룹차원에서 관련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검찰에선 사업지원TF 임원을 비롯한 관련자 수사에 박차를 가해 진술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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