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16.9% 늘어···국내 펀드 확대로 중국 벤처투자 하락세에도 영향 없어
최근 중국 경기악화 등으로 전세계 벤처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1분기 벤처투자액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펀드 덩치가 커지면서 신규 벤처투자액도 늘어났다.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뿐만 아니라, 유통 플랫폼 투자도 강세를 보였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7453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벤처투자액 6377억원과 비교해 16.9% 증가했다. 투자기업 당 평균투자금액도 1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억9000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에 이어 ICT, 생명공학(바이오·의료) 업종 투자가 높은 비율을 보였다. ICT 분야와 바이오 분야 투자는 각각 25.2%, 22.1%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유통·서비스 업종 투자액이 15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830억원과 비교해 84% 증가했다. 중기부는 배송 및 배달, 숙박, 오픈마켓 등 플랫폼을 활용한 스타트업이 늘어났고,, 공유경제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분야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기업을 업력별로 나누어 보면 3~7년 이내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지난해 34.0%에서 올해 40.0%로 6%p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6198억원으로, 지난해 1조 512억원 대비 41.0% 감소했다. 이는 2018년 1분기 벤처펀드 투자액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7년 모태펀드 추경 3000억원이 2018년 1분기에 추가돼 예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벤처펀드 출자자를 보면 개인과 일반법인의 벤처펀드 출자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632%, 128% 대폭 증가했다. 창업투자회사의 경우 총 5개사가 신규로 등록되었으며, 현재 총 137개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벤처투자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아시아 지역 VC(벤처캐피털) 투자가 크게 줄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19년 1분기 VC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VC 투자액은 2018년 4분기 사상 최고치인 710억달러(약 82조6000만원)에서 2019년 1분기 530억달러(약 61조6000억원)로 감소했다.
중국 VC 투자가 2018년 4분기 101억달러(약11조7500억원)에서 2019년 1분기 58억달러(6조7500억원)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덩달아 아시아 지역의 VC 투자 또한 무역분쟁 탓에 직전 분기 169억달러(약 19조6600억원)에서 2019년 1분기 130억달러(약 15조1200억원)로 급격히 감소했다.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분기별 거래액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 벤처투자는 최근 2년간 결성된 벤처펀드 영향을 받아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2년간 모태펀드를 확대했다. 이 영향으로 4조7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벤처펀드가 조성됐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액은 3조4000억원에 달했다. 중기부는 올해 1분기 성장추세로 보면 연말까지 벤처투자액이 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기부는 “벤처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개인과 일반법인의 벤처펀드 출자가 늘었다는 것은 민간중심으로 벤처생태계가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벤처업계에서는 벤처펀드가 확대될 경우 기업에 흘러가는 신규투자액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ICT와 바이오 중심 벤처투자 흐름과 자금 중심 정부 지원책이 장기적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VC 투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등 유망 스타트업들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