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10만명 당 민원 건수 전년대비 230.3% 증가
기업은행도 민원 건수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준

IBK기업은행과 SH수협은행의 창구 모습. 두 은행의 최근 고객 민원이 증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사진=연합뉴스(왼쪽), 시사저널e
IBK기업은행과 SH수협은행의 창구 모습. 두 은행의 최근 고객 민원이 증가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사진=연합뉴스(왼쪽), 시사저널e

지난해 특수은행들의 고객 민원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H수협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민원 증가율이 10배 이상 빠른 상황이다. 기업은행의 민원 증가율도 높았다. 민원 외에도 두 특수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대출금리 산정체계와 관련해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이 4년 만에 부활시킨 종합검사 선정에 소비자보호 지표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 두 은행의 민원 등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금감원 종합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은행의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은행의 고객 10만명당 민원은 8.8건으로 전년(2.7건)보다 230.3% 크게 증가했다. 총 민원 건수도 같은 기간 238건으로 54건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특정지역에서 집단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의 고객 10만명당 민원 건수는 4.4건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다. 민원 건수는 일반 시중은행과 비슷했지만 증가율이 10%를 넘어 다른 시중은행(국민 7.7%, 우리6.4%, 하나 -6.6%)과 비교해 높은 편에 속했다. 또 총 민원 건수도 727건으로 전년 대비 16.5% 늘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높은 증가율이다. 

민원 외에 내부통제도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두 은행은 금감원 조사에서 대출금리 산정체계와 관련해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특수은행(농협·기업·수협은행)과 지방은행(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총 8개 은행에 대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적정성과 신용프리미엄 산정체계의 적정성, 대출금리 산정에 필요한 고객정보 관리 실태를 검사하고 이들 은행에 모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경영유의는 비제재 조치로 법규위반은 아니나 개선이 필요할 경우 내려진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대출금리 산출시 가산금리 요소인 목표이익률 운영 및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을 내규에 반영하고 가산·우대금리 산출체계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코픽스 산정과정에서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시장변화를 적시에 반영하고 합리적인 대출금리 산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하라고 지적 받았다. 

금감원은 최근 특수은행권에서 수협은행을 첫 경영실태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금감원은 수협은행 정보기술(IT) 부문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했고 다음 달 본격적으로 수협은행의 경영실태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수협은행의 자본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리스크 관리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부활시킨 종합검사 대상 선정 평가지표 가운데 ▲금융소비자보호 수준 ▲재무건전성 ▲내부통제·지배구조 등을 핵심 지표로 삼고 있다. 금융사가 소비자보호 등 금융 감독 목표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유의는 시스템상 미흡한 부분이 있으니 보완하라는 수준의 지적이고 고객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이 지적한 대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며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청원성 민원이 늘다보니 민원이 증가한 것이지만 은행에 큰 문제가 있어서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잠재리스크 노출 정도나 실현 가능성, 영업행위의 위법 가능성, 내부통제 수준 등의 평가에서 금융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종합검사가 필요할 상황”이라며 “다만 검사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있는 금융회사라고 보기 힘들다. 실제 문제가 있는지는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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