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영업이익 2018년 3분기 고점 比 70%↓···2분기 말부터 수요 회복 전망
디스플레이 2016년 1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응용처 확대할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전자 지난 1분기 실적이 3년 전으로 돌아갔다. 매출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사태 직격타를 맞은 2016년 4분기 실적에도 못 미쳤다. 주력인 반도체에 디스플레이까지 부품분야가 실적 하락세에 불을 붙였다. 지난 2년간 이어진 반도체 호황이 종지부를 찍으며 반도체 부문 영업익은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 영업익보다 70%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2016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4조9500억원) 이후 최저치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3년 만에 처음 분기 적자를 냈다. 3년 전인 2016년 1분기 디스플레이 사업 영업손실액(2700억원)보다 적자 폭도 키웠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의 제품 판매량이 고꾸라지면서 직격타를 맞았다.

◇부품 사업 동반 부진···“반도체 생산 탄력적으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실적 급감에 주효했다고 봤다. 삼성전자 올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은 20% 중반대로 하락했다. 

업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자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시점도 올 2분기 말로 늦춰 잡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점차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2분기 D램 비트그로스는 10% 초반, 낸드는 10% 중반 성장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고, 연간으로는 D램이 10% 중반, 낸드가 30% 초반의 성장을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시장 수요 하향, 향후 재고 안정화를 위한 라인 옵티마이제이션(최적화)을 진행하고 있다"며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해 생산 라인 효율화를 결정했고, 이에 따라 생산량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라인 최적화는 평상시에도 통상 진행하는 과정이나,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해 효율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올해 낸드 웨이퍼 투입을 10% 줄이고, 마이크론 역시 5% 감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 라인 최적화에 따른 생산 규모 변화량은 결정되지 않았다.

전 부사장은 “타 공급사 전략과 무관하게 당사 자체 시장 분석에 따라 공급, 가격 전략을 운영 중”이라며 “라인 최적화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라인 효율화 목적과 함께 올해 시장 수요 하향 조정함에 따라 당사 재고를 조절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레드 패널 출하 감소, LCD 패널 가격 하락 영향으로 5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 침체를 단기로 해결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회사 측은 IT‧폴더블 등 중소형 OLED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대형 제품은 초대형‧8K TV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올 하반기부터 물량이 확대되면서 내년 상반기 가동에도 일부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IT 제품군 등 응용처 확대를 통해 계절적 영향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견조한 완제품 사업

삼성전자는 CE 부문 하만을 제외한 사업부문 중 올 1분기 유일하게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사업 부문이다. 올 1분기 CE 부문 영업이익은 5400억원으로, 1년 전 영업이익(2800억원)보다 93% 증가했다. TV 사업은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감소했지만, QLED, 초대형 TV 등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했고, 생활 가전 사업의 경우 의류청정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수요가 잇따랐다.

무선 사업의 경우 올초 출시한 ‘갤럭시 S10’ 덕을 봤다. 올 1분기 IM부문은 매출 27조2000억원, 영업이익 2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꾸라지던 하향곡선을 소폭이나마 끌어올렸다. 마케팅 비용과 원가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은 다소 제한됐다.

스마트폰 침체기는 지속되지만 올 2분기엔 전분기 대비 수요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시리즈와 함께 A80 등 신제품 판매를 늘리고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종민 상무는 “S10의 마진은 전작보다 양호한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사양 추세로 인한 재료비 부담이 지속되고 시장 경쟁 심화로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판매 확대를 지속하고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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