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 신경병성 통증 복합제 ‘SCD212’ 등 5건 개발 중단···사유는 확인되지 않아
한올바이오,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 복합신약 ‘HL040’ 개발 중단···허가 대기 중 타 제약사서 먼저 출시
삼천당은 10억여원, 한올은 45여억원 손실 입어
현대는 해외도입 신약후보물질 ‘바리티닙’ 임상2상 실패로 아슬란사로부터 계약금 전액 환수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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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가 지난해 임상시험 등 신약 연구개발 중단으로 각각 수십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현대약품의 경우 해외에서 도입한 신약의 임상시험을 중단했지만, 계약금 환수로 인해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신약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을 중단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거나, 시장성을 놓고 개발 완료 후 판매량 예측이 어긋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업체나 해당 제약사 내부 사정 등 여러 복잡한 사례로 인해 개발을 중단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다양한 사유로 신약 임상시험 등 연구개발이 중단된 사례가 파악된다. 일부 사례에서는 금전적 손실도 확인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SCD212(신경병성 통증 복합제)와 △SCD111(탈모방지제) △메가로우(오메가3)연질캡슐 △브릴린타정 외 3건 △기타 등 5건에 대한 개발을 중단했다. 5건에 대한 각각의 장부금액은 순서대로 △5억2559만9000원과 △2억7012만2000원 △1억7378만5000원 △5283만2000원 △2159만4000원이다. 장부금액은 그동안 해당 물질 연구개발에 투자한 금액을 지칭한다. 5건의 총 장부금액은 10억4393만2000원이다. 삼천당제약은 5건 개발 중단 사유에 대한 확인을 유보했다. 탈모방지제의 경우 시장성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천당은 향후 습성황반변성과 당뇨병성황반부종에 적응증을 갖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SCD411’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4년 2월 연구개발이 시작된 이 물질은 오는 9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2022년 품목허가 승인을 신청한 후 2023년 발매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 복합신약 HL040 개발을 중단했다. 이 신약은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대기하던 상태였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허가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다른 제약사들이 제품을 먼저 출시하게 됐다”면서 “결국 당초 예상 판매량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어긋나며 시장성 등에 대한 판단으로 개발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HL040 개발을 중단하며 회계상 손실로 반영한 금액은 45억원가량으로 파악됐다. 

현대약품도 지난해 담도암치료제 바리티닙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바리티닙(HDNO-1608)은 현대가 지난 2015년 싱가포르 아슬란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지난 2017년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위암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공시를 통해 아슬란사의 위암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 실패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현대약품은 아슬란 제약사와 계약 당시 지급했던 계약금 전액 환수를 완료해 금전적 손실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 업무 중 핵심인 신약의 연구개발 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면서도 “각 사들이 개발 중단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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