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부문 약세···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등 LCC에 밀려
“평가 방식대로라면 LCC에 밀릴 것” vs “베이징, 상하이 등은 FSC가 가져가야”

2014년 이후 5년 만에 중국 운수권이 국적 항공사들에 신규 배분된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2014년 이후 5년 만에 중국 운수권이 국적 항공사들에 신규 배분된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2014년 이후 5년 만에 중국 운수권이 국적 항공사들에 신규 배분된다. 항공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평가 항목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은 배분 우선 대상에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운수권 배분을 위해 지난 5일까지 국적 항공사로부터 신청 서류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운수권을 배분할 예정이다.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선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명시된 운수권 배분 평가지표에 따라 논의가 이뤄지고 운수권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평가지표는 ▲안전성 및 보안성 ▲이용자 편의성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공공성 제고 ▲인천공항 환승기여도 등 5가지이며 항목마다 세부 지표가 있다.

이 중 아시아나항공은 이용자 편의성,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공공성 제고 부문에서 약세를 보인다. 이용자 편의성 부문의 세부 지표인 ‘정시성’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국적 항공사 8곳 중 최하위 등급을 받은 바 있다.

가장 최근 이뤄진 국토부 ‘17년 항공이용객 만족도’ 조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정시성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국내선 부문에선 6등급(불만족)을 받았다. 7등급(매우불만족)이 최하위 등급임을 감안하면, 6등급은 항공 투톱으로 불리는 아시아나항공엔 만족스럽지 못한 등급이다. LCC의 경우 국제선 부문에서 모두 1등급(매우만족), 2등급(만족)을 받았다. 국내선 부문에서도 에어부산, 티웨이 등 LCC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높은 등급을 받았다.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부문의 세부 지표인 ‘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분야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국적항공사와 비교해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 부채비율, 자기자본비율, 영업이익 등이 확인 대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49%이다. 운용리스(지난해 말 기준 2조9481억원)를 부채로 포함하는 새 회계기준(IFRS-16)을 적용하면 부채비율은 약 850%까지 올라간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6월 기준 항공기 82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50대를 운용리스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1조6000억원의 지원과 1000억원어치의 영구채 발행에도 부채비율은 약 70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운수권 배분을 둔 경쟁 상대로 꼽히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LCC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LCC의 부채비율은 적게는 90%에서 많게는 169% 수준이다. 업계선 새 회계기준(IFRS-16)을 적용하더라도 부채비율은 최대 400%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비율 비교. /그래프=조현경 디자이너
자기자본비율 비교. /그래프=조현경 디자이너

자기자본비율도 LCC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기자본비율은 13%이다. 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대비 기업자본의 비율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LCC의 자기자본비율은 제주항공(37%)·이스타항공(17%)·진에어(51%)·티웨이항공(52%)·에어부산(50%)·에어서울(9%) 등이다.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모두 아시아나항공보다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LCC가 앞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82억원이다. 이는 제주항공(1012억원)·진에어(629억원)·티웨이항공(478억원)등 LCC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공성 제고 부문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LCC에 비해 점수가 낮게 측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공공성 제고 부문의 세부 지표는 지방공항 활성화 정도와 국가간 교류 협력 및 사회적 기여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가 방식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이 LCC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최근 노선 정리를 단행한 아시아나항공이고수익 노선을 필사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들었다.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천발 노선 가운데 러시아 하바롭스크, 사할린, 미국 시카고 등 3개 노선을 하반기부터 운휴하기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 베이징 노선 등은 상용 노선으로 중국 항공사와 경쟁이 가능하고 환승 수요 유치 및 대형기 운항이 가능한 대형항공사(FSC)에게, 지방 노선은 LCC에게 주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평가 항목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배분되는 운수권은 기존 운수권 가운데 활용률이 낮아 회수하고 재분배하는 물량까지 합하면 154개에 달한다.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인천~옌지 등 평일에도 대부분의 자리가 꽉 차는 황금 노선도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노선은 FSC와 LCC 모두가 탐내고 있다. 베이징 노선에는 서우두공항에 주 7회, 오는 9월 개장 예정인 다싱 신공항에 주 7회를 배분한다. 현재 베이징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각각 17회, 14회씩 갖고 있다.

한편, 시장에서 나오는 운수권 배분 전망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이 국익과 고객편익 측면에서 합당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상장 항공사 6곳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본총계, 부채총계, 부채 비율 비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상장 항공사 6곳의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자본총계, 부채총계, 부채 비율 비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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