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병·의원, ‘현금영수증 미발급·리베이트 등 수입금액 누락’에 주의 요망”
[인터뷰] “병·의원, ‘현금영수증 미발급·리베이트 등 수입금액 누락’에 주의 요망”
  • 이상구 의약전문기자(lsk239@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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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정진세무그룹 대표 “제약사는 리베이트성 경비 판관비 분산처리 적발 신경써야”
평상시 기업의 합리적 관리 강조···세무조사 실무경험 토대 기업 대상 컨설팅 진행
유재경 정진세무그룹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유재경 정진세무그룹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제가 과거 세무당국에서 근무할 당시 병·의원 대상 세무조사를 직접 해보니 현금영수증 미발급과 제약사에서 받은 리베이트 등 수입금액 누락이 세무조사의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료기관들은 이 부분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기업 대상 세무조사 14년 등 국세청에서 22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는 유재경 정진세무그룹 대표는 세무조사 지식은 물론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우선 일반인들이 자세히 모르는 세무당국 모습부터 들어봤다. 

“아무래도 세무조사를 받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긍정과 회피, 부정과 분노 감정이 교차하게 됩니다. ‘나는 떳떳하다, 설마 내가 세무조사 대상인가, 두렵다, 무섭다, 조사가 나오면 어쩌나’ 등 다양한 감정이 표출됩니다. 대개 세무조사 심리 4단계를 걱정→분노→회피→순응(포기) 등으로 정리합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 담당 조직을 들여다보면 세종시에 소재한 본청은 조사를 총괄하고, 지방국세청 및 세무서에 지침을 하달하게 된다. 전국 7개 지방청 중 서울청을 중점적으로 보면 조사1국은 대기업을 담당한다. 조사2국은 중기업과 고소득자영업자(병원)을 맡고 있다. 조사3국은 양도, 상속, 증여를 맡는다. 조사4국은 기업, 사주일가, 대형병원 등을 담당한다. 국제거래조사국은 국내 기업의 해외거래 등을 조사한다.

“세무조사를 선정방식으로 구분하면 정기조사와 비정기조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기조사는 신고 성실도 분석 결과 불성실 혐의와 장기(4과세 기간 이상) 미조사 등 기준으로 대상 업체를 선정합니다. 컴퓨터가 무작위로 추출합니다. 사전 세무당국이 대상 업체에 통보하고 있습니다. 비정기조사는 납세협력의무 불이행, 무자료거래, 탈세제보 등 신고 내용에 탈루나 오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거나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 등 사유를 감안해 전문인력이 대상을 선정합니다.”  

조사방식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일반조사와 조세범칙조사로 구분된다. 조세범칙조사는 세금 탈루 정도가 심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형사처벌도 따른다. 실형까지 가기도 한다. 조사범위를 기준으로 하면 통합조사와 세목별조사로 구분된다. 통합조사는 사람과 법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세목별조사는 부가세와 법인세 2건만 한다.

“정기조사의 경우 납세자에게 조사 시작 15일 전까지 세무조사사전통지서를 발송합니다. 조사 대상 기업이 연기 신청을 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정기조사는 대상 기업에 조사실을 마련하고 현장조사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2개월 정도 진행합니다. 반면 비정기조사는 대상 기업 예치서류를 사무실로 가지고 와서 분석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세무조사도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대상 기업은 조사 결과에 불만을 갖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추징세액이 과도하게 나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조사 결과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심사 결과를 수용하기 힘든 경우에는 다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연이어 심판청구,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어 유 대표는 병·의원과 제약사를 구분해 세무조사 시 문제와 대응방안들을 설명했다.

“병·의원 세무조사에 있어 수입금액 누락은 핵심 쟁점입니다.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업종임에도 할인혜택, 패키지 진료 등을 환자에 제시해 현금결제를 받은 후 무신고 또는 과소신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현금영수증을 미발급하고 이중장부를 적성한 사실이 적발되면 세무당국은 수입액 절반을 과태료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병·의원 부대사업을 개시한 후 비보험 진료수입 등을 타사업자번호 수입으로 계상해 조세 탈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병·의원이 제약사로부터 제공 받은 리베이트를 기타소득이나 사업소득에서 누락하는 경우를 과거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밖에도 친인척 등 차명계좌 불법 사용 등이 수입금액 누락의 전형적 사례들입니다.”

병·의원 세무조사의 또 다른 쟁점은 가공경비 계상이다. 실제 사용하지 않은 금액을 사용한 것처럼 위장하는 것을 지칭한다. “실제로는 병·의원에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가공급여를 계상하는 수법이 일반적입니다. 일단 그들에게 가공급여를 계좌로 지급한 후 현금을 인출해 보관하는 경우가 많죠.” 

일용근로자, 간호사, 페이닥터 등 급여를 실제와 다르게 즉 실제보다 많게 과다 지급하고 사적으로 유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제약사들도 과거 영업사원들 급여를 실제보다 많게 지급하고 이후 돌려받아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했었다. 현재는 거의 없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의료기기, 소모품, 비품, 광고선전비 등 지출 시 세금계산서를 실제와 다르게 수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같은 가공경비 계상 수법은 실제 세무조사를 나가보면 예상외로 다양한 것이 특징입니다.”  

병·의원 세무조사 대비 방안과 관련, 유 대표는 현금영수증 관리부터 제시한다. “세무당국 조사관들이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것이 수입금액 누락이며, 핵심은 현금영수증 미발급입니다. 이에 그들이 눈여겨보는 현금영수증을 평소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병·의원이 해야 할 일입니다.” 

이밖에도 진료차트와 급여 등 주요경비, 사업용계좌 등 금융계좌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 대표 지론이다.

유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 사진=시사저널e
유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제약사 세무조사 핵심은 리베이트 적발입니다. 제약사가 병·의원 등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판관비나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으로 분산 처리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구체적으로 △병·의원에 의약품 무상 제공 △병·의원 행사에 물품 무상 제공 △해외연수 등 여행경비 대납 △제반 경비 지급 △상품권을 다량 구입해 제공 △현금 할인해 비자금 조성 등 사례는 많습니다.”

이같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이 적발될 경우 처벌은 강화되는 것이 세무당국 추세라고 한다. “지난해 9월 감사원이 서울국세청에 통보했듯이 접대비 한도 내 금액이라도 증빙자료가 없으면 비용처리가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접대비 중 리베이트성 경비는 의·약사 등 수령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고, 특히 관련 법률에 따라 행정처분은 물론 검찰 고발도 하게 됩니다.”

많이 줄긴 했지만 무자료거래 역시 제약사 세무조사 이슈인 것은 과거와 동일하다고 한다. “제약사가 자금 지출 시 세금계산서를 실제와 다르게 과다하게 수취하는 방법 등으로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매장려금(할인액)을 매출에서 차감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는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가공급여를 계상한 사례도 있지요.”

이같은 세무조사에 제약사가 대응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기까지 했다. “우선 리베이트를 안 주면 됩니다. 세금계산서와 임직원 급여 등 주요경비를 평소 합리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이래도 불안감이 있다면 세무진단이나 모의세무조사를 통해 사전대비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 대표가 실제 진행했던 제약사 세무조사 사례는 특히 궁금했던 내용이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영업으로 빅3에 속하지만 세무조사만 받으면 수백억원의 추징세액(추징금)을 납부하는 업체가 대상이었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제가 직접 세무조사를 나간 사례인데 모 대형제약사가 병·의원 등에 각종 행사지원 명목 등으로 접대성 경비 175억원을 지급하고 판관비 등으로 분산 처리한 것을 찾아냈습니다. 제약사들의 전형적 사례였죠.”

실제 해당 법인이 병·의원은 물론 약국에 체육행사, 해외연수, 세미나 참석, 의료봉사활동 등 각종 행사지원 명목으로 경비를 지급하고 판관비, 복리후생비, 접대비 등으로 분산한 사실을 적발한 유 대표는 증빙자료가 없거나 부실한 항목을 전산 추출했다. 이 부분을 회사에 소명을 요구했으며, 거래 상대방인 지출처에 대한 조사를 병행했다고 한다.

“의약품 도매업소를 대상으로 가공 세금계산서 조사를 한 사례도 있습니다. 약국 등에 의약품을 무자료 매출하고, 거래 사실 없는 업체에 가공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업소에 부가가치세 9억원을 추징하고 검찰 고발 조치까지 한 경우였죠.” 실제 이 도매업소는 세금계산서 수취를 기피하는 약국에 37억원 의약품을 무자료로 판매, 의약품을 거래처로부터 무자료로 22억원을 매입했다고 한다. 이에 세금계산서 수수 금액과 의약품 결제대금 금융증빙을 대사해 금융 증빙이 없는 거래 건에 대해 거래처 현장확인 조사를 진행했다.

“판매장려금을 차감한 금액으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제약사를 상대로 부가가치세 12억원을 추징한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 모 제약사는 의약품 도매업소에 지급한 판매장려금 70억원을 차감한 순액으로 매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하지만 연도별 판매장려금이 과다하고 세금계산서 발행 금액과 차이가 발생한 것을 눈여겨 본 유 대표는 차이 금액에 대한 정밀 조사 및 금융계좌 조사를 통해 추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이같은 과거 세무조사 사례를 털어놓는 유 대표는 세무당국 근무 경험을 토대로 현재 서울상공회의소 상담위원 및 세무조사 강사와 아임닥터(의사 커뮤니티) 세무조사 강사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향후 목표는 세무조사를 받는 을의 위치인 기업 편에서 컨설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 목표가 언제 달성될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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