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제약사 “실적 대비 과도한 인센티브 영업사원에게 지급” 주장
CJ헬스케어 “5, 6월 실적으로 10%가량 인센티브 제공 예정”···종근당 “인센티브 안 줬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CJ헬스케어가 신약으로 허가 받아 출시한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케이캡’의 과당 경쟁이 처방약 시장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타 제약사들은 CJ헬스케어와 종근당이 초기 시장 장악을 위해 실적 대비 과도한 인센티브를 영업사원들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제네릭(복제약) 시장 뺏기’ 전략에 올인한다고 지적한다. 신약의 경우 제품의 장점을 내세워 신규 시장 창출에 주력하는 게 통상적인 영업 방식이다.

반면 CJ헬스케어는 3월과 4월은 인센티브 제공이 없으며, 5월과 6월 처방금액 실적의 10%가량 금액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종근당 역시 현재로선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지난 3월 1일부터 역류성식도염치료제(PPI 제제)인 케이캡 판매를 진행 중이다. 케이캡은 CJ헬스케어가 야심차게 개발한 30번째 국산신약이다. CJ헬스케어는 현재 종근당과 코프로모션을 맺고, 양사가 공격적 영업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실제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은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 원외처방액 15억여원을 달성했다. 관련 질환 치료제 5위에 랭크되는 실적을 올리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주변 제약사들은 CJ헬스케어와 종근당이 케이캡 영업 과정에서 판매실적보다 과도한 인센티브를 책정해 영업사원들에게 주는, 즉 제네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취하는 영업에 주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제네릭 시장 뺏기 전략과 관련, 모 제약사 직원은 “신약을 포함한 오리지널 품목의 경우 제품 장점과 특징 홍보 등 근거중심 마케팅과 영업에 주력하게 된다”며 “반면 제네릭 품목은 현실적으로 제품 장점 외에 인센티브 등 다른 측면 영업에 치중하는 약업계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에는 실질적으로 오리지널 시장과 제네릭 시장이 양존하고 있다.

이어 이 직원은 “PPI 제제 시장에서 9개 품목 정도가 오리지널이고 나머지는 제네릭이다. 하지만 케이캡의 경우는 신약 영업보다는 제네릭 영업을 연상시킬 정도로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현재 케이캡 영업이 근거중심 마케팅과 영업보다는, 인센티브 등 다른 측면의 영업을 보다 활발히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도봉구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A제약사 관계자는 “개원가에선 모처럼 시장성을 갖췄으면서도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는 국산개발신약의 허가에 반색하고 있다”면서도 “어렵게 허가 받은 신약을 제네릭 시장 뺏기 전략 방식의 영업을 펼치는 제약사 행보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B제약사 영업사원은 최근 거래처에서 겪은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영업사원은 “신뢰가 깊은 한 거래처 의사가 최근 CJ헬스케어와 종근당 영업사원들이 찾아와 기존 처방을 바꿔줄 것을 요구해 난처한 상황이란 뜻을 전했다”면서 “신약이라는 지위를 갖고 있으면서도, 두 회사가 신규 시장 창출보다 기존 시장을 뺏는 방식으로 공격적 영업을 펼치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현재 원개발사인 CJ헬스케어는 기존 PPI 제제들 단점을 보완하는 다양한 임상을 통해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시장에서 영업과 마케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국다케다제약의 동일기전 제품 ‘보신티’가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CJ헬스케어의 움직임이 바빠지는 모양새다.  

이같은 CJ 행보에 대해 주변 제약사들은 현장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복수 제약사 영업사원 말을 종합해 보면, CJ헬스케어와 종근당 두 제약사가 과도하게 제공하는 영업사원 인센티브가 개원의 처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제보도 입수되고 있다. 과도한 인센티브 예를 구체적으로 들면, 처방금액이 10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영업사원들이 1000만원 절반이 넘는 금액을 인센티브로 받게 된다는 타 제약사들 주장이다. 즉, 실제 처방금액에 비해 다른 제약사들보다 높은 비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기자에게 제보한 C제약사 영업사원은 “두 회사 영업사원들이 케이캡 시장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케이켑과 관련, 발매 1년 전부터 대대적 프리마케팅을 진행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프리마케팅 규모와 횟수가 기존과는 확연히 다를 정도로 크고 많아, 타 제약사 담당자들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았다”라며 “케이캡 관련 세미나 및 학회의 공개를 타 제약사에는 원천봉쇄하는 통에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CJ헬스케어와 종근당은 이같은 과도한 인센티브라는 타 제약사 영업사원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CJ헬스케어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각 영업사원별 케이캡 첫 처방실적 시점을 기준으로 1등부터 100등까지 2만원 상당의 영화상품권을 제공키로 했다. 29일 기준 아직 제공하지는 않은 상태라는 설명이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3월과 4월에는 매출에 따른 영업사원 인센티브는 없다”며 “5월과 6월의 경우 현재로선 10% 정도로 예상되는 인센티브를 평가해 오는 8월 경 지급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과도한 인센티브를 영업사원들에게 제공할 수 없다”며 “영업사원들로부터 수시로 판촉비 보고 등을 접수해 조사하고 있으며, 영업현장 분위기가 좋고 의사들도 케이캡에 관심이 많다”고 주장했다.       

종근당도 적극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내부 정책이므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케이캡 판매 초기여서) 현재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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