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정보·음성안내 탑재 서비스 개선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차 미태그로 인한 환승할인 미적용 피해 방지 기대

# 매일 아침 집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 지하철로 갈아타 출근하는 A씨는 교통카드 결제내역을 보다가 의문이 생겼다. 매일 같은 출근길인데 유독 하루만 요금이 많이 나온 걸 발견한 것이다.

마을버스 탑승 시 교통카드가 제대로 안 찍혔는데 뒷사람들이 밀려 정신없이 타느라 오류가 난걸 못 보고 지나친 것. 승차가 정상 처리되지 않은 걸 모른 채 평소처럼 하차태그를 하고 지하철로 갈아타면서 하차태그라 생각하고 찍은 게 교통카드 시스템에는 승차로 기록됐다.

결국 A씨는 버스 하차 미태그로 처리돼 통합환승할인 적용을 받지 못하고 직전 이용수단과 갈아탄 이용수단의 기본요금을 둘 다 낸 셈이 됐다. 

 

사진=서울시
/ 사진=서울시

 

교통카드 태그 시 ‘삑’ 소리로만 정상 처리됐음을 알려주던 서울버스 교통카드 단말기가 앞으로는 태그 순서로 승하차를 구분해 ‘승차입니다’ 또는 ‘하차입니다’로 음성 안내해준다. 또 정상 처리되지 않은 경우 표출됐던 ‘카드를 다시 대주세요’나 ‘한장의 카드만 사용해주세요’라는 안내에는 X라고 표시된 붉은 카드를 든 그림과 영문 표기를 병행해 보여눈다.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이용자가 시각적으로 카드 오류를 인지할 수 있고 외국인 이용자도 알아보기 쉽도록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교통카드 단말기 개선 사항을 다음달 1일부터 서울 전체 시내버스에 우선 적용하고 마을버스로 확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카드가 정상처리 되지 않았음에도 이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환승 시 기본요금이 이중 부과되는 등 환승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이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대중교통은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에 따라 교통카드를 이용해 환승 시 기본요금은 한 번만 내면되고, 나머지는 이동거리에 비례해 요금이 추가된다. 하지만 승차가 정상처리 되지 않은 걸 모르고 탔다가 하차태그를 하고 환승하면 직전 수단과 갈아탄 수단의 기본요금이 둘 다 부과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세풍운수 9개 버스노선, 123대에 개선사항을 시범 적용해 시민과 운전원의 의견 수렴과 단말기 처리실태 모니터링을 거쳐 확대 시행을 결정했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정상처리 되지 않았다가 다시 태그해 정상처리된 건수는 총 505건이었으며, 이 중 151건은 환승이용자로 통합환승할인 적용이 모두 정상처리된 것을 확인했다고 서울시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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