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매출 2배씩 성장…빅3 아성 넘본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사진=카카오게임즈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사진=카카오게임즈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국내 게임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사가 있다. 바로 카카오게임즈다. 모회사 카카오의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0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빅3의 아성을 위협할 신흥 강자로 급부상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모바일·PC 두 마리 토끼 다 잡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게임전문 자회사로 지난 2016년 4월 카카오 자회사였던 엔진과 다음게임이 합병하면서 만들어졌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는 카카오 게임사업을 넘겨 받으면서 완벽한 게임전문 자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업체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특히 모바일과 PC 모두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게임과 PC게임포털 다음게임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퍼블리싱 역량은 독보적이다.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퍼블리싱을 진행하고 있지만, 카카오톡이나 다음게임처럼 대형 플랫폼 채널을 가진 곳은 카카오게임즈가 유일하다. 지금도 상당수 많은 모바일게임들이 ‘for kakao’란 이름을 달고 출시된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배틀그라운드’ 국내 퍼블리싱을 따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지금도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한다. 

카카오게임즈 사세 확장은 현재진행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7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약 201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013억원)대비 99%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86억원, 606억원을 기록해 각각 282%, 956% 올랐다. 지난해는 매출 4208억원, 영업이익 472억원, 당기순이익 189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09%, 22% 상승했고 당기순이익은 69%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라이브 게임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지난해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프렌즈레이싱’ 등 신작 PC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과 자회사 카카오VX 등 신규 수익이 더해져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당기순이익 감소는 영업외손익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자료=카카오게임즈
자료=카카오게임즈

◇다양성 앞세운 카카오게임즈…빅3 아성, 넘어설까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단순히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게임사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계속해서 선보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출시한 미소녀 모바일게임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의 흥행 성공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앙상블 스타즈’, ‘뱅드림 걸즈밴드파티’ 등 이른바 2차원 모바일게임을 꾸준히 출시해 왔다. 프린세스 커넥트 역시 2차원 게임에 속한다. 2차원 게임이란 미소녀·미소년 등이 등장하는 서브컬쳐 기반 마니아 장르로,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느낌의 캐릭터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카카오게임즈 꾸준한 도전이 결국 시장에 통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RPG 장르를 주로 내세우는 기존 게임사들과 달리 캐주얼 장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2월 개발 전문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를 출범한 바 있다. 프렌즈게임즈는 프렌즈라는 사명에서도 엿볼 수 있듯, 카카오프렌즈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스낵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캐주얼게임 개발을 진행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빅3와 달리 PC 온라인게임 확보에도 꾸준히 공을 들인다. 오는 6월부터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핵 앤 슬래시  PC온라인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의 한국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PC온라인 게임중 하나로, 지난해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찾은 탑10 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대작 PC MMORPG ‘에어(A:IR)’도 준비 중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속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내세운 신사업도 주목할 만 하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게이미피케이션 신사업 자회사 라이프엠엠오(Life MMO Corp.)를 공식 출범했다. 라이프엠엠오는 실제 일상을 게임처럼 즐겁게 만들기 위한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카카오게임즈 내부 조직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자회사다. 이 분야 콘텐츠 개발 전문성 및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현재 걷기, 자전거 등 야외 이동 활동 즐거움을 극대화할 ‘프로젝트R(가칭)’을 개발중이며, 이후 남녀노소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일상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게임업계는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무산됐던 기업공개(IPO)를 올해 다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게임 출시 및 사세 확장이 예상된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 기업공개 절차를 중단하고 코스닥시장에 상장철회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페이지가 상장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 역시 다시 한번 상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공격적인 IP 확보나 신사업 출범 역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밑작업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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