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영, 사회보장정보원 기획이사로 새출발···김성진, 법무법인 율촌행 유력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약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각각 공직생활을 했던 맹호영 전 국장과 김성진 전 국장이 최근 공무원 옷을 벗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공교롭게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각각 사회보장정보원 기획이사와 법무법인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거나 시작할 예정이다. 

27일 복지부와 식약처에 따르면, 맹 전 국장과 김 전 국장이 최근 명예퇴직했다. 맹 국장은 지난 16일자다. 김 전 국장은 지난 3일자다. 그동안 부이사관(3급)으로 근무했던 두 사람은 명퇴와 동시에 고위공무원 나급(구 2급)으로 승진했다.

우선 맹 전 국장의 경우 복지부 퇴직 후 지난 19일부터 복지부 유관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의 기획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1961년생인 그는 서울대 약대(81학번)를 졸업한 후 부광약품 공장에서 일하다 지난 1987년 참사로 공직약사의 길에 들어섰다. 참사는 일종의 계약직 공무원이다. 일정 기간 근무한 후 정식 7급 약무직 공무원으로 발령 받게 된다.

맹호영 이사는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을 거쳐 정신건강정책과장과 기초의료보장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지난 2013년에는 보험약제과장을 맡으며 제약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통상협력담당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근무 등을 거치며 32년간 공직생활을 수행했다. 그는 정년퇴직까지는 2년여 시간이 남아있지만,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맹 이사는 “사회보장정보원이 따뜻한 복지 실현을 목표로 국민에게 신뢰 받는 사회보장정보 전문기관이 되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퇴직 이후 인생 후반전을 전반전보다 더 열심히 뛸 것이고, 그동안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앙대 약대 85학번인 김성진 전 국장(1964년생)은 지난 1991년 1월 역시 참사로 공직사회에 입문했다. 28년 넘는 기간을 공무원으로 근무한 것이다. 그는 식약청(현 식약처) 의약품관리과 사무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의료제품과장, 마약류관리과장, 마약정책과장, 화장품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복지부 의약품정책과(현 약무정책과) 파견 당시에는 의약품 안전사용에 획기적 역할을 하고 있는 DUR(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을 제도화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국장은 조만간 신설 예정인 국장급 ‘마약안전기획관’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상황이어서 갑작스러운 명퇴에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그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외부 교육 파견을 나간 2017년 2월까지 5년 동안 마약류관리과장과 마약정책과장을 역임하며 마약 관련 업무만 5년을 수행한 인물이다. 합리적이고 유능하며 직전까지 부이사관으로 근무했던 김 국장이 마약안전기획관에 임명되는 것은 식약처에서 상식이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결국 그는 28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는 등 취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가 법무법인 율촌으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김 전 국장은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이번에 퇴직하게 됐다”면서 “공직은 후배들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맹 이사와 김 전 국장은 공교롭게 상도중학교 동문 사이다. 두 사람은 4기수 차이가 난다. 김 전 국장의 상도중 8년 후배는 김충환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실 행정관(1972년생)이다. 김 행정관은 원래 복지부 소속이다. 지난해 7월부터 청와대로 파견돼 근무하고 있다.

복수의 복지부와 식약처 직원들은 “후배들을 위한 용퇴를 결정한 맹 이사와 김 전 국장은 합쳐 정확히 60년 세월을 관에서 보냈다”며 “그들이 제2의 삶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박수를 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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