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증대 등 국내생산 운영 부담 많아지고 해외 생산 장점은 점점 더 늘어
LG전자 스마트폰 생산라인 베트남 이전, 현대차 인니에 완성차공장 추진, 한화 베트남 엔진부품 공장 건립 등 해외이전 본격화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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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휴대폰 국내생산 중단과 관련, 기업들의 ‘국내 공장 엑소더스’가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갈수록 국내 공장 운영에 따른 리스크는 커지는 반면, 해외 공장 운영의 이득이 많아지고 있어 불가피한 흐름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경기도 평택공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기존 평택에 있던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공장에 재배치하기로 했다. 침체된 시장에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란 설명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16분기 동안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특수한 상황이다. 허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자 하는 분위기는 유독 LG전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외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고 한화그룹도 베트남에 항공기 엔진부품 공장을 짓는 등 현지 공략에 적극적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국내 경영여건 자체가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 도입, 인건비 상승 등 새로운 환경변화도 있지만 특히 노조와 계속해서 충돌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경우 ‘탈국내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의 자동차 생산 시장은 고비용·저생산·저효율·저수익이라는 ‘1고3저’ 현상이 보편화 돼 있다”며 “이런 가운데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고 노사분규도 끊이지 않아 결국 동남아로 공장을 짓는 행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 가지는 이와 반대로 해외에선 한국기업 생산 공장을 유치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정치인들은 이로 인해 몸값을 올릴 수 있다. 한 4대 그룹 인사는 “해외에선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절세혜택 등을 제공하겠다며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낸다”면서 “상대적으로 인건비도 덜 들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외국에 공장을 짓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이유는 이미 글로벌화 된 한국 대기업들에게 국내 시장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제조 대기업들은 이미 해외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인건비를 낮춰 직접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한 IT기업 연구원은 “현지 생산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해당 국가 정부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들이 이 같은 이유들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게 되면 결국 국내 고용감소는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나 마냥 고용창출을 위해 억지로 해외진출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기업들의 해외생산 비중 늘리기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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