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사업효율 극대화 위한 사업개편 속도···방법은 다르지만 사업성 극대화 목표는 같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화학업계가 사업효율 극대화를 위한 물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방법에 있어선 각 업체별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양새다.

2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케미칼·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주요 화학업체를 중심으로 유의미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삼성SDI 화학부문을 인수해 설립한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할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개편 계획을 밝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속속 예열을 마치고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화학의 콘셉트는 ‘선택과 집중’이다. 부족한 사업성을 보인 분야는 과감히 정리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했단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도 소재사업 물적 분할을 바탕으로 자회사를 신설하는 등 기틀을 닦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단행했다. 해당 빅딜을 통해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 화학부문이 각각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로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합병 논의와 관련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 통화에서 “검토 중인 사안임엔 분명하나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자연히 두 업체의 합병 이후를 전망하기엔 다소 이른 상황이며, 이를 언급하는 것 역시 조심스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롯데 측의 소극적인 반응과 달리, 업계는 두 업체의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이)결국은 이뤄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두 업체의 일부 사업군이 중복된 만큼, 빅딜 당시부터 합병을 염두에 둔 인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삼성그룹에서 롯데그룹으로 옮기게 된 직원들의 적응을 비롯해 화학적 결합에 필요한 요건이 어느정도 완성됐다는 판단 아래 속속 합병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16조545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1조9674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롯데첨단소재도 각각 3조706억원, 2357억원을 기록했다. 합병이 이뤄질 경우 업계 또한 재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롯데케미칼이 연매출 20조를 웃도는 화학사로 몸집을 키우는 셈인데, 지난해 28조18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경쟁사 LG화학과의 자웅을 겨루는데도 합병이 용이하게 작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 강화에 주안점을 둔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그룹 지주사 LG와 LG전자 등과 함께 투자했던 연료전지사업을 정리한 뒤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함으로써 4차산업혁명 등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겠다는 심산이다.

업체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 중심의 관점에서, 소재사업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며 “특히 자동차관련 고강도 경량화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와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첨단소재사업을 LG화학의 제3의 성장축으로 키우고자 한다”고 의의를 뒀다.

LG화학이 비주력사업을 ‘떼 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육성을 위한 분리를 단행했다. 기존 SK이노베이션 산하 소재사업을 물적분할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출범시켰다. 초대 대표로 노재석 사장이 선임된 가운데, SK아아이테크놀로지는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에 이어 6번째 자회사로 자리매김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출범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됐다. 당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는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이라 강조하며 “SK아이이소재는 소재사업 가치증대 및 포트폴리오 유연성 확보해 매진해 변화하는 사업 생태계에 적절히 대처하게 될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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