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인수 후, 매출 1000억원 웃도는 中企에서 4000억원대 강소기업으로 성장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최종 ‘미승인’ 결정···박상현 대표 형사입건 등 영향 미친 듯
40조원 렌탈시장 바디프랜드 기업가치 끌어올릴 것···“상장 완전 포기 안 했을 것”

/그래픽=조현경
/ 그래픽=조현경

바디프랜드의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가 최종 미승인 결정됐다. 사모펀드(PEF) 인수 후 승승장구하던 바디프랜드는 일단 숨고르기를 선택했다. 상장은 무산됐지만 국내 렌탈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바디프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은 우려보다 여전히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505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 감소한 509억원이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주력 상품인 안마의자에서 제품·서비스 매출로 3723억원을 올렸다. 2013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라텍스 부문에서는 전체 매출 중 10.7%(479억원)가 발생했고 정수기는 229억원, 기타에서는 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각종 박람회 등에서 홍보에 열을 올리며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국내(4425억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LA에 해외 첫 직영점을 개설한 미국에서는 26억원, 상하이 등에 직영매장이 있는 중국에서는 21억원, 유럽 등에서는 7억36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7년 설립한 바디프랜드는 2015년 BFH투자목적회사에 인수되기 전까지 겨우 매출 1000억원을 웃도는 중소기업이었다. BFH투자목적회사 인수 후 홈쇼핑 등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2016년에는 3665억원, 지난해는 4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강소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국내 렌탈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바디프랜드의 코스피 IPO(기업공개) 입성까지 노리는 계기가 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 3조원에 불과한 국내 렌탈시장은 내년 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에서 70%의 시장점유율 기록하고 있는 바디프랜드의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디프랜드는 지난 25일 한국거래소가 실시한 주권상장 예비심사에서 최종적으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45일 영업일 안에 거래소 상장예심이 마무리되지만 바디프랜드는 5개월여가 걸렸다.

바디프랜드의 미승인 결정은 업계 내부에서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바다. 최근 불거진 바디프랜드의 임금체불 논란이 심사를 통과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들이 올초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가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허위‧과장 광고 조사도 착수됐다. 그러더니 이달 중순경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바디프랜드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나섰다.

바디프랜드는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공개) 계획을 포기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상장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충고라고 생각하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가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다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회수(엑시트)를 위해선 IPO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상장됐다면 시가총액 3조원까지 전망됐던 기업이기에 지금의 숨고르기를 ‘두 보 전진을 위한 한보 후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렌탈시장이 안마기를 넘어 정수기, 침대 등 홈케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기류다.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가 IPO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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