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5년된 마루180, 182개 스타트업 입주··· 현대가 장녀 정남이 이사 “수익성보다 공익목적으로 스타트업 지원할 것”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가 25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가 25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아산나눔재단이 만든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몸집을 늘린다. 아산재단은 마루180을 제2센터를 역삼동에 추가로 개관하고, 스타트업 지원을 3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5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하반기를 목표로 두 번째 마루180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며 “강남구 역삼로 인근에 추가 공간을 확보해 지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수를 지금보다 약 3배 이상 늘리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아산나눔재단은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 창업자 서거 10주기를 기념해 출범한 공익재단으로, 2011년 10월 설립됐다. 재단은 2014년 스타트업 지원센터 ‘마루 180’을 만들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장녀 정남이 상임이사는 설립 1년 후 마루180에 합류했다. 마루 180은 사무공간 제공, 클라우드 무료 제공, 글로벌 진출 지원, 홍보이벤트 개최 시 실비 지원 등 40여 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마루180에 입주한 스타트업 총 182개다. 왓챠플레이, 마이리얼트립, 망고플레이트, 스윙비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마루180을 거쳤다. 설문결과 입주 기간 평균 투자 유치금액이 팀당 3억2000만원에서 16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으며, 고용 인력 수는 평균 6명에서 13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간 생존율도 90.3%였다.

마루180이 스타트업 지원에 집중한다면 투자는 아산재단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담당한다. 이 기금은 20여개 벤처캐피털 및 액셀러레이터에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총 출자약정액 326억원 통해 약 9000억원 펀드 결성에 참여했고, 이들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 634개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다. 창업 관련 이벤트, 교육, 콘퍼런스 등을 주관하는 64개 단체에 약 14억원을 후원했다.

선순환 페이잇포워드(Pay-it-Forward) 문화도 마루180의 특징이라고 재단 측은 설명했다. 페이잇포워드는 마루180 졸업사들이 새로운 입주사를 돕는 제도로, 입주사 중 졸업생과 동료 기업에 지속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기업이 90%에 달했다.

정 이사는 “제2의 마루 180을 2020년 하반기까지 설립할 예정이다. 연면적을 2배 확대해 입주 스타트업을 3배까지 키우겠다”며 “단순 규모 확장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 창업을 지원하고 교육프로그램도 기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이사는 “그동안 마루180은정보통신기술(ICT)기업 위주로 모집을 진행해온 것 같다. 보통 사람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사업이나, 북한 새터민,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하고자 한다”며 “진입 장벽을 낮춰 예비 창업가와 학생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도 추가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는 재단 수익성 질문에 “기관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벤처투자는 벤처캐피탈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산나눔재단은 공익법인으로 설립됐다. 수익과는 무관하게 창업지원을 하고 있다”며 “재단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출범 당시 현대그룹사들의 기금이 있었다. 투자 기금을 활용해 비영리 사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과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도 참석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아산나눔재단은 아버지 고 정주영 회장같은 기업인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재단”이라며 “젊은이들이 국가 발전에 한몫할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이 25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이 25일 서울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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