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행사 기조연설 맡아···업계선 제재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어
진에어 “관련 내용 듣지 못했다”···국토부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협력 요청 못 했다”

진에어 B737-800. / 사진=진에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국토부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공동 주최하는 세미나 ‘협력(co-operated)’ 명단에서 제외됐다. / 사진=진에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가 국토부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공동 주최하는 세미나 ‘협력(co-operated)’ 명단에 8개 국적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에어 측은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25일 ICAO에 따르면, 오는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인천에서 ‘제4회 ICAO 항공운송 심포지엄(The Fourth ICAO Air Transport Symposium)’ 행사가 열린다.

행사의 기조 연설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알리우 ICAO 의장이 맡는다. 이외에도 야마무라 아시아나 부사장, 미시라 ICAO 아시아·태평양 국장등 국내외 항공업계 유력 인사들이 방문한다. 이 때문에 각 항공사들은 협력 명단에 이름을 올려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진에어는 국토부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다른 국적 항공사들은 국토부의 협력 요청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에어 관계자는 “보통은 안내를 받는다고 들었는데, 이번엔 행사와 관련한 내용을 안내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선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가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한 LCC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관련 내용을 들었는데, 진에어가 협력 신청하라는 안내를 못 받았다는 것은 결국 제재의 연장선 아닌가 싶다”며 “김 장관의 기조 연설 등을 고려한 선택인 것 같은데 (진에어에 안내하지 않은 것은) 조금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의 진에어 제재는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조현민 전 부사장의 ‘물컵 갑질’과 불법등기 이사 논란으로 국토부는 진에어의 신규 노선 취항(부정기 운항 포함)과 신규 항공기 도입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당초 업계선 국토부가 요구한 경영 정상화 조치를 이행하면 제재가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토부는 제재 해제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진에어 노조가 지난 16일 "국토부가 근거도 없는 제재에 이어 중국 신규 운수권 배분도 처음부터 진에어를 배제한 것은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고 국토부를 비판하는 등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협력 명단에선 빠졌지만 행사엔 초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력사들은 커피브레이크 등을 통해 회사를 홍보하는데, 행사를 기획하던 시점에선 진에어가 제재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진에어에 별도로 협력 요청하지 못했다”면서도 “협력 명단에선 빠지지만 행사엔 초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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