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시아나항공 주가 전날 대비 13.6% 내려
CB 물량 오는 26일 880만주 출회 등 오버행 우려
고평가 논란에 따른 공매도도 걸림돌

아시아나항공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아시아나항공 일봉 차트. / 그래프=키움HTS.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채권단의 1조6000억원 지원과 매각 호재에도 힘을 쓰지 못했다. 전환사채(CB) 관련 오버행(대량의 시장 출회 대기물량) 이슈와 공매도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 대비 13.6% 내린 66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 대비 4.66% 내린 채 시작해 장중 하락폭을 키웠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은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힌 까닭이다. 이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 지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기대와는 달리 약세를 보였다. 이 배경에는 우선 CB 관련 오버행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100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했는데, 지난 13일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해진 상황이다. 전환가가 액면가인 5000원으로 현주가와 비교하면 수익권이다. 

이미 아시아나항공 CB 전환 신청에 따른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880만주가 CB 전환 행사에 따라 오는 26일 추가 상장한다. 이는 상장주식 수(2억523만5294주)의 4.2% 수준이다. 지난해 발행한 CB의 전환 가능 주식 2000만주 중에서 일부에 불과해 향후에도 추가적인 전환 물량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시장에 물량이 쏟아질 경우 주식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이다.

더불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자금 지원도 향후 물량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1조6000억원 중 4000억원은 주식으로 전환가능한 CB 매입 형태인 까닭이다. 다만 전환청구기간이 1년 후이고 1주당 전환가액이 현 주가보다 높은 8345원으로 당장은 부담이 크진 않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공매도와 대차잔고가 많다는 점도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12일 부터 24일까지 누적 공매도량은 257만주로 공매도량 기준 국내 증시에서 4위에 해당한다. 잠재적 매도 물량인 대차잔고 역시 지난 23일 기준 1041만주(803억원 규모)로 지난 17일 999만주(711억원) 대비 증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각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밸류에이션과 비교했을 땐 고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며 “이에 따른 매도 물량이 최근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