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 전망 우세···연준 경기 판단에 ‘주목’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에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현지시간)까지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마무리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준과 비슷한 변화를 보이면서 연준의 향후 행보에 한국은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에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현지시간)까지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마무리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준과 비슷한 변화를 보이면서 연준의 향후 행보에 한국은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에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현지시간)까지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주 마무리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준과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연준의 향후 행보에 한국은행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로 현행 1.75%로 동결한 뒤, 하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낮췄다. 기준금리에는 변동을 주지 않았지만 통화정책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금융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비둘기적인 모습으로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와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고 향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5개월여 만에 통화 정책의 기어를 중립으로 돌렸다. 과거 한국은행의 행보를 살펴볼 때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속도다. 여기서는 미국 연준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그래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그래프=한국은행

연준은 지난 3월 FOMC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현재 2.25~2.50%에서 동결하기로 했지만 연준 위원들의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축소됐다. 또 보유자산축소프로그램의 중단 시점이 빨라지는 등 그간 긴축 행보가 종료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2.3%에서 2.1%로 낮추는 등 비슷한 행보다. 

경제 전망과 관련한 시각에서도 비슷한 행보가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완전히 삭제했다.

소비자 물가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금통위에서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수정했다. 이외에도 국내 경제에 대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라는 문구가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연준 역시 FOMC 이후 발표하는 성명서에서 문구 변화를 줬다. 지난 1월 진행된 FOMC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는 점진적 금리인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문구 변화가 금리 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은 것도 흡사하다. 양국 중앙은행 모두 정해진 것은 없고 향후 경제 상황을 감안해 판단하겠다는 이야기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국은행 금통위는 연준의 3 월 FOMC 회의와 흡사하다긴축 시그널을 삭제한 데 이어 현 수준의 금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경로는 데이터에 의존해 정책을 펼칠 것임을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보고 판단하겠다는 한·미 중앙은행···경기 판단에 주목

한국은행이 앞으로도 미국 연준의 행보를 따라갈지는 미지수다. 다만 양국 중앙은행이 흡사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 현지에서는 주요 연준 인사들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한 언급들이 나오고 있지만 당장 금리 조정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연준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성명서에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던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동결이 예상되는 금리 결정 보다는 경기 판단과 관련한 문구에서는 변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연준 주요 인사들이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경제지표를 함께 거론하고 있는 점도 경기 판단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현저히 밑돌 경우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한 바 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지난 18일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기준금리를 설정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 수치는 FOMC가 개최되기 직전인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일단 이 시점에서 변화가 나타났을 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미국내에서는 일단 음식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모습을 보이면서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이번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경기 판단이 반영되는 성명서 문구 변화가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