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없는 평형·화재 대피층 등이 허위 매물로 나와 없애려는 취지”
인근 중개업소선 ‘집값 담합위한 포석으로 부동산 길들이기 움직임’ 우려 시선도

광교신도시 중흥 S클래스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특정 중개업소와 거래를 하겠다는 의사를 지역 중개협회 측에 밝혔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광교신도시 중흥 S클래스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특정 중개업소와 거래를 하겠다는 의사를 지역 중개협회 측에 밝혔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내달 입주를 앞둔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가 주민들에게 부동산 계약 시 지정해주는 특정 중개업소에서 계약할 것을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방침을 정한 입주협의회장은 허위매물을 올리고 시세를 호도하는 중계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고치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 종사자 및 업계는 입주자 협의회 측이 집값 담합을 위한 포석으로 부동산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중흥S클래스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은 이달 초 광교공인중개사협회 측에 업무협조 공문을 통해 해당 아파트 거래는 추천 부동산 제도를 시행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또 조만간 이 같은 시스템을 주변 아파트 단지들과 연대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협회장은 허위매물을 올리는 중개업소가 많고 자정이 되지 않아 부동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차원이라고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일부 공인중개업소들은 가격을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많이 쓰고 박리다매 형태로 중개수수료를 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왔다.

입주자협의회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정 부동산 선정과정에 있어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중흥S클래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중개업소는 이미 입주협의회 측에 잘 보이기 위해 온라인에서 홍보성 인사를 하더라”라며 “입주자협의회가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되레 흔들고 이른바 특정업소 일감몰아주기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인근 중개업소 및 부동산업계에서는 제도 도입 취지 변질에 대한 우려감도 크다. 일부 중개업소만 잘 관리하면 입주자 측이 원하는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는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앞서 박재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위원은 지난해 10월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 집값 담합을 유도하는 집주인을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박재호 의원실의 김명진 비서관은 “해당 법안은 공인중개사를 뒤에서 조정하고 압박하면서 집값 담합이 시작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법안발의였다”며 “좀 더 법리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중흥S클래스 협의회 사례도 넓은 의미의 담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소위에 계류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신축 아파트의 입주자 협의회 입김이 세진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판단한다. 특히 이 같은 트렌드는 입주 물량이 많아 시세 형성이 필요한 신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의견을 모으기가 더욱 용이해지면서 입주 전 단계부터 교류하고 단체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신축아파트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한편, 중흥S클래스는 총 2230여 세대로 호수조망, 단지 바로 옆 갤러리아백화점 신축 공사 등 입지가 우수해 광교 내 최고가 대장주 아파트로 평가받는다. 전용 84㎡ 기준 시세는 11억 원 안팎으로 분양가 대비 웃돈만 6억 원 안팎으로 붙었다. 최근까지 사전점검을 진행했으며 입주는 내달 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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