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은행, 핀테크 못 품는다”···혁신금융과 엇박자 내는 현행법
  • 김희진 기자(heehe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4.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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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금융사 핀테크 지분 소유 제한
“금융-핀테크 협업 활성화 위해 출자 제약 해소 필요”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을 올해 핵심 과제로 내걸고 금융과 핀테크 사업 간 협업 및 핀테크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현행법은 금융사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어 정책과 법령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셔터스톡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을 올해 핵심 과제로 내걸고 금융과 핀테크 사업 간 협업 및 핀테크 투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현행법은 금융사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어 정책과 법령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셔터스톡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을 올해 주요 과제로 내걸고 금융과 핀테크 사업 간 협업 및 핀테크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행법은 금융사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어 정책과 법령이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금융당국, 규제 샌드박스 시행···금융-비금융 협업 사업 다수 포함

22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혁신금융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될 혁신금융추진위원회(가칭)를 꾸리고 주요 협회장과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정책금융기관장들과 함께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의 후속 조치다.

앞서 금융당국은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가 혁신 서비스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6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핀테크 현장 간담회에서 “올해 금융위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핀테크 혁신의 확산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도 이 같은 내용을 주문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 및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금융지주 계열사와의 협업을 주선하는 등 혁신금융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스타트업 발굴·협업 육성 프로그램인 ‘1Q 애자일 랩(1Q Agile Lab)’ 8기를 공식 출범했다. 우리은행 역시 신생 창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육성·지원 전담 조직인 ‘위비핀테크랩’을 운영해 현재까지 총 22개사를 발굴하고 협력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7일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들어갈 9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하기도 했다. 지정된 서비스에는 국민은행의 알뜰폰을 이용한 금융·통신 결합서비스, 디렉셔널의 블록체인 주식 대차거래 중개 플랫폼, 농협손해보험과 레이니스트의 해외여행자보험 간편 가입 서비스 등 금융과 비금융 분야가 융합된 서비스가 다수 포함됐다.

◇ 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 금융사 핀테크 지분 소유 제한···“핀테크 투자 한계 있어”

금융당국의 혁신금융 추진에는 핀테크 업체와 금융사의 협업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정작 현행 법령은 은행의 핀테크 회사 지분 소유를 제한하고 있어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대부분 핀테크 업체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된다. 전자금융거래법에서는 전자금융업자와 금융회사를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금융업자는 비금융주력자, 즉 산업자본에 해당해 금산분리 대상이다.

은행법 제37조에 따르면 은행은 핀테크 등 비금융회사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금융업자는 산업자본을 소유하는 데 제약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 구조조정을 전제로 필요한 경우에만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 초과 보유가 가능하다.

과거 금융위가 핀테크 기업에도 출자 제한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유권 해석의 여지를 열어뒀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여전히 은행은 핀테크 업체 지분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금융지주회사법 제6조의3 역시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비금융회사의 주식을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건 결국 해당 사업 육성 및 협업을 통해 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라며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에 맞춰 은행권도 노력하고 있지만 현행법 상 핀테크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사의 비금융회사 지분 보유 제약은 금산분리라는 대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다만 금융 밀접 업종에 한해서는 일부 지분 보유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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