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세 계속되는 상황에서 최대 수혜자인 편의점 성장세는 오히려 후퇴

편의점이 불안하다.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던 편의점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편의점의 수익성이 전년보다 크게 악화됐고 외형 성장에도 한계가 보인 것이다.

편의점은 그간 온라인에 밀려 죽을 쓰던 오프라인 소매유통업에서 유독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은 2015년 26.5%의 성장률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8.1%, 2017년 10.9% 등 서서히 성장세가 둔화되더니 지난해에는 8.5%로 2014년(8.3%)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CU는 지난해 영업이익 1902억원(-3.4%), GS25는 1921억원(-8.1%) 등을 보이며 1년 전보다 악화됐고 세븐일레븐은 전년과 같은 영업이익(429억원)을, 이마트24는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편의점의 폭발적인 성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필요한 식자재 등을 그 때 그 때 구입하는 1인 가구들이 대형마트에서 편의점 발을 돌린 것이 편의점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의 성장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SSM(기업형슈퍼마켓) 등 전통적 소매유통업은 성장세가 고꾸라졌고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까지 놓이게 됐다.

그런데 편의점의 성장세 둔화에는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 1인 가구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가구는 2000년 222만가구에서 지난해 562만가구로 그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적어도 2030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1인 가구의 감소가 아니라면 편의점 성장세 둔화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편의점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강식 항공대 교수는 최저임금, 이대로는 안 된다! 토론회'에서 “지난해 최저임금으로 인상으로 사업체의 인건비 부담은 경제 전체적으로 1.1%포인트 증가했지만 4인 이하 소상공인은 5.4%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상된 인건비는 편의점 출점 수요에도 타격을 가했다. 최저임금 인상된 지난해 1분기 CU, GS25 등 편의점 ‘빅2’의 출점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2%, 58.3%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최저임금이 편의점업의 수익성과 외형 성장에 좋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심상치 않은 편의점업계의 동향은 사업주들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서 편의점(77)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대형마트(92)보다 낮았다.

편의점 성장세가 완전 꺾인 것인지 아니면 경기둔화에 따른 단기적 이슈인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1인 가구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편의점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것이 여전히 찜찜하다. 현 정부 들어서 산업 각 부분에서 좋은 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편의점마저 무너지면 오프라인유통업계는 온라인에 완전히 밀려 회복이 불가능 할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 정부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들이 편의점에 몰려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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