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모 리츠, 국내선 아직 '시기상조' 평가
안정적 자산 확보에도···매력적 수익구조 제시해야

롯데그룹이 대규모 부동산 공모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공모 리츠 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평가 속에 롯데그룹은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대규모 부동산 공모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공모 리츠 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평가 속에 롯데그룹은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대규모 부동산 공모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초 국내 증시에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리츠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공모 리츠 시장이 차갑게 식어버렸다는 평가 속에 롯데그룹은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말을 목표로 대규모 리츠에 대한 공모 상장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롯데 AMC(리츠자산관리회사)의 본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롯데리츠(가칭)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의 점포가 위치한 부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예상되는 부동산 자산은 롯데백화점 강남점, 구리점, 광주점, 창원점,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 청주점, 롯데마트 의왕점, 김해점 등 8곳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을 의미한다.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 및 매각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다. 투자 형식이 뮤추얼펀드와 유사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뮤추얼펀드로 부르기도 한다.

◇안정적 수익 구조에도···상장까지 복잡한 절차

금융 시장에서 리츠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분류된다.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특성상 임대 수익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청산시에도 부동산 매각 차익을 통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리츠가 가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공모 리츠는 아직 대중화된 투자 수단은 아니다. 여기서는 리츠 상장을 위해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도 한몫하고 있다.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형태지만 통상 국토교통부에 설립 인가를 받은 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운영된다. 다만 사모리츠는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도 손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 또 일부 리츠는 중도회수가 불가능한 형태로 구성되는 등 투자 시점과 회수 시점에 제약이 따른다. 

공모 리츠는 증시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모 리츠가 가진 단점을 해소한 형태다. 다만 국토교통부에서 인가받은 리츠가 국내 증시에서 상장하기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관련 절차에 따라 공모를 추진해야 한다. 사모 리츠와 달리 복잡한 절차를 한번 더 거쳐야 하는 셈이다. 

어렵게 공모에 나서더라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아직은 보수적이다. 지난해 6월 상장한 이리츠코크렙은 기관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6.29대1로 흥행에 성공했으나 공모청약에서는 경쟁률이 0.45대1에 불과했다. 청약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신한알파리츠는 공모청약 경쟁률 4.3대1을 기록하면서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투자자 모집에 열을 올리면서 만들어낸 경쟁률이란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일반적인 공모 리츠 청약 결과에서는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 리츠에 냉담한 투자자들···매력적 수익구조 필요

롯데그룹이 리츠를 상장할 경우 비교 대상으로는 앞선 두 리츠 보다는 최근 상장이 무산된 홈플러스리츠가 지목된다. 홈플러스리츠는 홈플러스가 전국 곳곳에 보유하고 있는 51개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홈플러스로부터 임대수익을 받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롯데리츠 역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계열사가 영업중인 부동산 자산을 기반으로 리츠 자산을 구성한다는 점이 닮았다. 다만 홈플러스리츠는 지난 3월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투자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수요예측 당시 홈플러스리츠에 들어온 자금은 당초 계획한 1조7000억원 가량의 절반에 불과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홈플러스리츠의 실패가 롯데리츠에도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홈플러스리츠에 편입된 부동산 자산보다는 롯데리츠에 편입될 부동산 자산의 질이 더 낫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한 홈플러스와 달리 지역별 핵심 상권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등 관련 부동산의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다. 

롯데그룹이 공모 규모를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지도 관건이다. 현재 거론되는 자산 규모만 놓고봐도 공모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자산의 구성 내역과는 별도로 생소한 공모 리츠 투자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 모으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롯데 측도 시장 상황을 감안해 기존 계획보다 공모 규모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리츠의 상장 무산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공모 리츠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생겼다비슷한 경로를 밟아야 하는 롯데리츠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수익 구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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