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 경쟁하듯 초저가 행사 진행···1분기 할인점 성장률은 나란히 하락세

대형마트 가격경쟁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국민가격·블랙이오 등 가격 할인 이벤트로 4월 비수기를 잡겠나고 나섰고, 롯데마트는 이에 맞서 이마트와 쿠팡을 저격하며 "저기보다 싸게"를 내세웠다. 다만 양사 1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아 이같은 가격 할인 정책이 제 살 깎아먹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형마트들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모은다. 

롯데마트는 창립 21주년과 통합앱 롯데ON출시를 기념해 온오프라인 최저가 행사인 '극한도전'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18일부터 시작됐고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된다. 할인 품목은 16개다. 롯데마트는 아예 경쟁사를 언급하며 "대형마트는 E사, 온라인은 C사와 가격 비교를 통해 최저가를 정한다"고 밝혔다. E사는 E마트고, C사는 쿠(Cou)팡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이러니한 점은 쿠팡의 방점이 여타 이커머스 업체처럼 최저가 경쟁에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마트와 쿠팡보다 저렴'하기 위해서 롯데마트는 매일 오전 9시 기준, 이마트와 쿠팡에서 각 비교 상품들의 단위당 가격을 비교해 하루에 한 번 최저가로 변경한다. 대체로 일주일 단위로 가격을 바꾸는 기존 방식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최저가 상품은 롯데마트 온라인 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롯데마트가 이마트의 9시 가격을 기준으로 자사 최저가를 책정한 상황에서(예를 들어 이마트가 삼겹살 100g을 980원으로 내놨다면 롯데마트가 950원으로 내놓는 등) 이마트가 추가로 가격을 더 내릴 경우, 변경된 가격이 곧바로 새 가격으로 반영되진 않는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갱신을 위해 다시 다음날 오전 9시를 기약한다. 물론 이마트는 매일 수 차례씩 제품 가격을 변동하진 않는다.

롯데마트 카트에 담겨있는 시계가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제공 사진 크롭
롯데마트 카트에 담겨있는 시계가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오전 9시에 최저가로 상품을 내놓겠다던 롯데마트 의지가 담긴 사진이다. / 사진=롯데마트

가격 경쟁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동시에 마트에게도 좋아야 할 텐데 그렇진 않아 보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1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0일 올해 1분기(1~3월) 영업 잠정 실적을 공시한 이마트에 따르면, 1분기 누계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든 3조7033억원이었고 할인점 기존점 성장률은 -1.8%였다. DB금융투자는 "공격적 국민가격 마케팅으로 GP마진이 부진하다"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5% 감소한 144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마트의 사정도 같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롯데쇼핑 할인점 부문 1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3.6% 수준을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마트는 "역마진을 보면서 하는 행사가 아닌 사전 계획을 통해 구현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상품을 사면서 다른 상품들도 동시에 많이 구매하기 때문에 객단가가 떨어질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대로 '저렴한 가격에 이끌린 소비자가 매장을 찾아와 행사 상품도 사고 그 옆에 보이는 다른 상품들도 더불어 사서 마트의 매출이 공히 오르는' 모습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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