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이후 5개월만 스탠스 전환 해석···여전한 인하 기대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깜박이를 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설을 부인하는 가운데, 금리 조정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깜박이를 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설을 부인하는 가운데, 금리 조정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음에도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깜박이를 켰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의 문구 변화와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빠르면 하반기 중으로 금리인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설을 부인하는 가운데, 금리 조정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진행된 한은 금통위 결과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방향문과 경제성장률 전망에서 금리 동결 쪽에 보다 분명한 신호를 준 것으로 봐야한다는 점에서는 대다수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향후 전망에서는 빠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인정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지난해 금리 인상과 관련한 전후 사정에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전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발표한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완전히 삭제했다. 소비자 물가와 관련해서도 지난 2월 금통위에서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수정했다. 이외에도 국내 경제에 대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이라는 문구가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수정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예상한 2.6%에서 2.5%로 낮췄다. 물가상승률은 1.1%로 예상하면서 지난 1월 1.4% 대비 0.3%포인트 낮게 잡았다. 금리 결정을 위해 한국은행이 사전에 정해진 바 없이 검토한다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성장률 전망과 물가상승률 등의 지표는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음에도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금통위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종합해서 판단한 결과, 방향성을 사전에 정하지 않기로 한것이라며 문구를 삭제했다고 해서 곧바로 인하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 부인에도 인하 가능성 부각···정부정책 지켜봐야

이주열 총재의 확실한 부인에도 시장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을 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추경 편성이 확실시 되는 분위기 속에 정부 정책과 방향을 맞추기 위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제 전반이 아닌 부동산 시장만 놓고 보면 금리를 낮추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금리를 올린 뒤 5개월만에 방향을 바꿀 경우 당시 결정에 중립적이었는지 논란을 되돌릴 수 있어서다. 어느 쪽이나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당분간 금리인하로의 방향전환을 분명히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에는 일치한다.

시점을 과거로 돌리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강한 압박을 느낀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정부 인사들과 여권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나왔다. 이낙연 국무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금리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내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시중 유동성 과잉과 주택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은행은 결과적으로 한국은행은 한달만인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그래프=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그래프=한국은행

최근 3년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조정하는데 1년 이상이 걸렸다.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2017년 11월이 되서야 금리 인상을 결정했고, 이후 1년이 지난 2018년 11월에서야 한차례더 금리를 올렸다. 더구나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전환(인상→인하, 인하→인상)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2년 7월 금리 인하로 한국은행은 2011년 6월 금리 인상 이후 13개월 가량 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이 1년 이내에 금리 조정의 방향을 바꾼 경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 2008년에는 8월 금리 인상후 10월 금리를 낮춘바 있다. 

◇지난해 주택 시장 유동성 과잉 논란···부동산 시장 상황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향후 금리를 인하를 염두하더라도 정부 정책 방향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한차례 인하할 경우 지난해 상반기 수준인 1.50%로 낮아진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내 과열이 어느정도 멈춰서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분명히 할 경우 시장 상황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언급한 경제 성장 흐름 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되살아날지가 향후 통화정책의 중요변수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양한 해석 속에도 한국은행은 중립적이며 방어적인 답변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정부정책과 발맞출 수 있다는 가능성에 도식적으로 해석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대답한 바 있다. 다만 현재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언급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한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가 예상했던 성장 흐름이 이어진다면 현재로서는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시각을 바꿔보면 상황이 바뀌면 금리인하도 가능하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한국은행이 경제 상황 전반을 검토하겠지만 부동산 시장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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