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전 르노삼성 제조본부장 후임 이해진 전무, 노조와 첫 만남
이르면 다음주 27차 교섭 열릴 전망...향후 협상 향방 가를 분수령 될듯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QM6 생산하는 모습.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공장에서 QM6 생산하는 모습. / 사진=르노삼성

지난 18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 26차 교섭은 탐색전 성격이 강했다. 오후 2시에 차려진 협상 테이블은 얼추 2시간 만에 치워졌다. 이날 협상엔 최근 회사를 떠난 이기인 르노삼성 부사장 대신 이해진 제조본부장(전무)이 참석했다. 중국에서 3년간 머물다 돌아온 이 신임 본부장이 노조와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이 본부장은 노조와 만나 앞으로 노사가 함께 풀어가야 할 현안들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사가 가장 큰 이견 차를 보이는 고용 안전성 해결 방안을 가늠한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존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노사가 대립하는 고용안정성과 인사경영 침해 등을 다뤘다”고 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임단협을 둘러싸고 지난해부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번째 협상이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벌써 1년 가까이 갈등을 빚는 셈이다. 노사는 당초 기본급 인상 부분에서 첨예하게 대립했으나, 현재는 고용 안정성이라는 새로운 쟁점 사항에 직면한 상황이다.

노조는 외주 용역화, 강제 배치전환, 고용 안정 등에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노조의 동의 없이도 인력을 재배치하고 외주 용역화 할 수 있다. 노조는 이를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합의’ 사항으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감수한 만큼, 고용 관련 부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 우리가 하는 협상이 임금 및 단체협상이다. 임금은 회사가 어렵다고 하니 우리가 한 발 물러섰다. 그런데 단협까지 다 포기하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26차 교섭에서 신임 본부장과 만나 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신임 본부장이 인력 재배치와 고용 부분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에 대해 물었고, 본사 지침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르노삼성 노사의 임단협은 르노그룹 본사의 신차 배정과도 맞물려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양측 피해만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부품업체들은 파업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는 신차 배정에 실패해 공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양측 모두 벼랑 끝 전술을 펼치며 한 발짝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고용 관련한 문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고,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로 노조 집행부의 인사경영권 합의 전환 요구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사의 다음 교섭 일정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이르면 차주에 다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 1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나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 시장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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